자본주의 매운맛?…`아이폰15` 싼 모델 USB `20배 속도차별`
고급형 모델인 프로, 프로맥스는 최대 10Gbps USB3.0
USB-C 타입 모양 같지만 결과적으로 속도 20배 차이
애플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이폰15와 아이폰15 플러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자체 충전단자에 대한 고집을 접은 것이다. 애플은 이날 △기본(6.1인치) △플러스(6.7인치) △ 프로(6.1인치) △프로맥스(6.7인치) 등 4종류의 아이폰15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 중 프로와 프로맥스는 고급형 모델이다.
애플은 이번 제품에서 최초로 자체 충전단자를 포기하고 USB-C 타입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등과 충전기가 호환된다는 의미다. 아이폰과 함께 맥, 아이패드도 C타입 케이블로 충전할 수 있다. 애플이 자체 충전단자를 포기한 결정적 이유는 EU(유럽연합)가 내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아이폰15 싼 모델과 고급 모델 USB 속도 20배 차이
그런데 애플은 순순히 모든 것을 내주지 않았다. 4개 아이폰15 모델 중에서도 가격별로 확실한 속도 차별을 뒀다.
미국 IT 전문매체 인가젯은 13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15에서 USB-C를 채택했지만 결과적으로 표준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배경은 USB-C가 커넥터, 즉 단자 모양만 통일한 규격이란 점이다. 다른 USB 표준이 데이터 속도와 전력 공급기준을 규정하는 것과 달리 USB 단자만 통일한 것. 단자 모양만 바꾸면서 실제 통신 속도와 지원 전력은 제각각 다르게 만들 수 있다.
USB-C는 약 8.3×2.5㎜ 크기로, 위 아래 대칭 형태라 뒤집어서 꽂아도 된다. 핀 수가 24개(12쌍)로 대폭 늘어난 덕분에 USB 외에도 선더볼트, 디스플레이포트 등 각종 프로토콜도 C타입 단자를 통해 통신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대부분의 소형 가전이 C타입으로 통일됨에 따라 갤럭시 폰 사용자가 아이폰을 쓰는 친구에게도 충전기를 빌려 쓸 수 있게 됐지만 그 속을 타고 흐르는 전송속도는 제각각이란 의미다.
삼성·구글 등 비슷한 가격대 제품은 USB3.0 지원
인가젯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5에 USB-C를 채택하면서 보급형인 기본과 플러스, 고급형 프로, 프로맥스에 철저한 속도 차별을 뒀다. 기본과 플러스는 속도를 USB 2.0규격으로 제한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480Mbps만 나오도록 했다. 이는 기존 아이폰에 채택됐던 라이트닝 단자와 같은 속도다. 반면,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는 최대 10Gbps를 지원하는 USB 3.0을 지원한다고 명시했다. 같은 아이폰15인데 USB 전송속도가 20배나 차이가 나는 것.
삼성 갤럭시Z 폴드5, 플립5, 갤럭시S23플러스를 비롯해 구글 픽셀7 같은 비슷한 가격대의 안드로이드 폰이 USB3.0이나 그 이상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된다. 삼성 갤럭시 최신 폰의 경우 USB3.0보다 상위 버전인 3.2를 지원한다.
아이폰15의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부터, 플러스는 899달러(128GB)부터, 프로는 999달러(128GB)부터 판매된다.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 시작한다. 플러스 모델과 프로 모델의 가격 차이가 100달러 정도다.
인가젯은 "애플이 아이폰15에서 이 같은 속도 제한을 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마침내 아이폰에 USB-C를 도입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USB-C 충전 케이블이 USB 2.0 데이터 속도만 지원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같은 아이폰15를 쓰면서도 폰에 맞는 케이블이나 어댑터를 구입하는 데 혼란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애플은 자체 웹사이트 아이폰 액세서리 코너에서 아직 양면 USB-C 코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곧 구식이 될 USB-라이트닝 코드 일색이다.
아이패드나 맥 코너에서 19달러 짜리 1m 양면 USB-C 케이블이나 29달러 짜리 2m 케이블을 판매하는데 1m 상품은 최대 60와트의 충전 속도를 제공하는 반면, 2m 상품은 최대 240와트다. 아이폰15의 모든 버전이 27와트 충전으로 최대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이지만, 두 케이블 모두 480Mbps의 USB 2.0 규격만 지원한다.
같은 아이폰15 사용자도 복잡한 케이블 사양 공부해서 사야
인가젯은 "소비자들을 성가시게 하는 점은 애플이 아이폰15 프로와 함께 제공되는 케이블에 대한 사양을 제공하지 않고 있고, USB 2.0 속도로 제한되는 1m USB-C 충전 케이블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느린 코드로 매우 비싼 단말기를 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이폰 액세서리 코너에서 가장 저렴한 자사 USB-C 전원 어댑터는 최고 20와트로, 최신 아이폰 충전 속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없다고도 짚었다. 맥북이나 아이패드 프로용 어댑터가 없는 이용자들은 실제로 필요한 와트 수를 일일이 애써서 알아낸 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
인가젯은 "아이폰15가 장치와 충전기가 최고 속도와 효율성을 달성하도록 전압을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PPS(프로그래밍 가능 전원공급장치)를 갖춘 USB 파워 딜리버리를 지원하는지도 불분명하다"면서 "아직 출시 초기이고 앞으로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작동하는 장치를 만드는 데 자부심을 가져온 애플이 아이폰에 USB-C를 도입하는 과정은 다소 혼란스러워 보인다"고 전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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