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안일하면 안 돼…우승하고 싶어 마음 다잡았죠”
15일 개막 포티넷 챔피언십이 첫 대회
특급 대회 출전권과 함께 통산 3승 노려
눈물 젖던 빵 먹던 콘페리 시절 회상
“다시 정상 오르고 싶은 마음 간절해
전쟁터와 같은 이곳에서 살아남겠다”
이경훈은 “한 번 지나간 일을 돌아보지 않는 성격인데 PGA 투어 출전권 획득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그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며 “그때보다 모든 면에서 유리한 위치인 만큼 다시 도전해보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이번 가을에 PGA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려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의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에서 열리는 PGA 투어 가을 시리즈 첫 대회 포티넷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이경훈은 그 어느 때보다 각오가 비장하다. 다음 시즌 특급 대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번 가을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하기 때문이다.
2021~2022시즌 투어 챔피언십 무대를 누볐던 이경훈은 큰 기대를 받으며 지난 시즌을 시작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더CJ컵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고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공동 7위 등에 이름을 올리며 2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을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그러나 이경훈은 남은 시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고 페덱스컵 랭킹 77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목표로 세웠던 투어 챔피언십과 우승 등을 달성하지 못한 이경훈은 곧바로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안정적인 한국과 일본 생활을 포기하고 PGA 투어 진출이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던 2016년과 비교해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경훈은 “그동안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간절함에서는 이전과 확실히 차이가 있던 것 같다”며 “콘페리투어에서 2년 연속 좌절을 맛봤던 2017년 겨울에는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지낼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 그때를 생각하니 안일하게 마음먹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지난 한달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스윙적으로 이경훈이 가장 신경쓴 건 기본기다. 그는 “지난 시즌 성적의 기복이 심했던 이유 중 하나가 기본기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어드레스와 백스윙 등에서 기본 동작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샷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며 “그립부터 어드레스 때 상체의 각도 등 처음부터 하나씩 점검한 만큼 현재의 스윙은 만족스럽다. 이번 가을 시리즈와 다가올 다음 시즌에는 기본기를 철저하게 신경쓰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포티넷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7개 대회가 열리는 가을 시리즈에 목숨을 건 이유는 다음 시즌 특급 대회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다. 그는 “일반 대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인 70~80명만 출전하고 총상금과 페덱스컵 포인트가 많이 걸려 있는 게 특급 대회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 8개 특급 대회 출전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다음 시즌을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기 위해서는 이번 가을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급 대회 출전권과 함께 노리는 또 하나는 우승이다. 2021년 5월 AT&T 바이런 넬슨 이후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이번 가을 시리즈에서 정상에 오르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전쟁터와 같은 PGA 투어에서 살아남는 것을 넘어 우승을 하고 싶다. 현재 몸 상태와 샷 감이라면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언제나 내 편인 아내, 딸 등 가족과 함께 하는 만큼 두려운 건 없다. 이번 가을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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