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의 아트홀릭] "나도 재벌가 회장처럼 집에 작품 하나 걸어볼까?"
■ 글 : 정승조 아나운서 ■
키아프 서울(KIAF SEOUL 2023)이 닷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트 페어인 '키아프 서울'. 올해는 전 세계 20개국 210여 개의 갤러리 1300여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사실 경기 불황에 따른 흥행 우려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입장객을 보면 지난해보다 조금 더 많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올해 키아프를 찾은 인원은 총 8만 명 이상. 키아프 측은 "이는 지난해 대비 약 15%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특히 10일에는 입장을 위한 대기 줄이 만들어질 정도였고 이날 판매 집계된 입장권만 6000장이었고 한다. 필자도 마지막 날인 10일에 다녀왔다.
작품의 총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
미술품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평가다. 참고로 지난해 키아프의 매출액은 650억원 정도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갤러리의 작품 옆에서 "SOLD OUT"을 알리는 붉은 스티커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키아프에 따르면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의 신작이 3억에 팔리는 등 회화 작품이 대부분이 판매됐다. 가나아트는 실의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조각 2점과 '박서보'의 작품 2점을 판매했고, 갤러리현대는 라이언 갠더(Ryan Gander)의 작품 3점을 모두 1억 원대에 팔았다.
유니크(Unique)한 감각을 뽐내는 정수영, 윤상윤 등 신진, 중진 작가의 작품에도 일찌감치 빨간딱지가 붙어 있었다. 젊은 갤러리와 작가가 참여한 '키아프 플러스 섹션'에선 신진 작가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키아프 측은 "LKIF갤러리는 빠른 시간에 솔드아웃(Sold out)됐고 에브리데이몬데이, 옵스큐라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올해 키아프의 "유명세 NO.1"인 작품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색채 마술사로 불리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 아닐까. 독일 디 갤러리는 키아프에서 샤갈의 1979년작 "신랑 신부"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잘 드러나 있다. 몽환적이고 강렬한 색도 인상적이다. 도시 위로 날아오른 부부는 손으로 서로에게 기대고 있고 눈빛은 다정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샤갈의 작품가는 45~50억 원대. 한편 필자가 샤갈의 작품 사진을 SNS에 올리니 "키아프에도 샤갈 작품을 전시하느냐"며 이를 놓쳐 아쉬워하는 지인들의 연락이 꽤나 있었다.
아트홀릭 독자라면 기억할 이름! "세계적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 그의 작품 "나는 비트켄슈타인을 읽지 않는다"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번달(9월) 백남준의 "트랜스미션 타워"가 19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이런 가운데 보는 백남준의 작품이라 더 관조(觀照)했지 싶다.
미 타임지가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유일한 철학자인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작품 '나는 비트켄슈타인을 읽지 않는다'는 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는데, 백남준이 서양 철학과 문학의 틀에 맞추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고 전해진다. 7가지 색으로 칠해진 벽에 4개의 모니터가 있는 설치되어 있는 작품. 이를 오방색으로 표현한 색은 마치 TV 조정 화면을 연상케 한다.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급상승" 중인 작품은 어떤 화풍일까.
이를 알 수 있는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아야코 록카쿠는 야요이 쿠사마와 함께 일본 미술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에서 낙찰 총액이 급상승하면서 독보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블루칩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필자는 그녀의 독특한 감성이 담긴 작품 20여 점을 네덜란드 갤러리 델 라이브에서 확인했다. '맨손'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는 아야코 록카쿠. 그녀의 화사하면서도 천진난만하고 자유로운 화풍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올해 12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아야코 록카쿠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키아프에서 그녀의 작품을 보지 못했다면 올 겨울을 노려 볼 만하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충북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를 주목해 보면 어떨까.
키아프 서울의 열기를 이을 "2023 청주국제아트페어"가 9월 14일(목)부터 17일(일)까지 나흘간 '청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2023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지역의 작가와 전국의 갤러리 그리고 미국, 일본, 독일, 러시아 등 20여개 국 5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미술 축제다. 충북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로는 최대 규모다.
손희숙 청주미술협회장은 "청주는 아트페어를 통해 청주 미술의 역량을 널리 알리고 문화도시로서의 청주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작가 간 국제적 문화 교류의 장을 넘어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부여하는 자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2023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청주 예술의 전당 대전시실과 소전시실1, 2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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