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쿼드 가입? 한중일 정상회의 하고 싶으면 발 빼라"
중국이 한국의 쿼드(Quad) 가입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견제했다. 쿼드 가입 시도가 경험이 부족한 윤석열 정부의 한계를 보여준다며,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을 진정 원한다면 한중관계 관리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은근히 으름장을 놨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13일 밤 게재한 칼럼을 통해 "(한국의 쿼드 가입 시도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해를 끼치고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중국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시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인도 매체 '더힌두'에 보도된 장재복 인도 주재 한국대사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이 쿼드 가입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특히 윤 대통령이 최근 인도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한중 관계가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점을 들어 한국 정부가 이중성을 띠고 있다고 비판했다.
쿼드 가입은 한국으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카드다. 쿼드는 미국과 호주, 인도,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안보협의체다. 친미진영 입장에선 당면한 경쟁자인 중국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주요 툴이다.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이 지속적으로 한국의 쿼드 가입을 요구했지만 이전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다가 가입 시기를 놓쳤다.
그 결과 바이든은 쿼드를 오히려 한국을 상대하는 외교적 카드로 쓰고 있다. 지난달 중순 있었던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도 미국은 한국을 의식, 쿼드 회원국 확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정상회의에서 3국은 한미일 공조가 쿼드를 상회하는 개념이라는 결론을 냈지만 '이번엔 가입시켜줄 수 없다'는 결론을 포장하기 위한 외교적 레토릭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은 인민일보를 통해 "윤 정권은 한국이 제안하면 미국도 즉각 가입에 동의할 거라고 믿은 듯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특히 한반도 밖의 안보 측면에서 한국의 역량과 기여는 제한적이며 미국에 별로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한국을 평가절하했다.
이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우신보 소장의 말을 인용해 "쿼드 메커니즘은 인도와 일본, 호주를 이용해 인도양-서태평양-남중국해에서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할 수 있는건 기껏해야 중국에 대한 경제 무역 제재에 미국·일본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한국에겐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이고, 중국과 협력 없이는 한국이 이 지역의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상황을 유지할 수 없다"며 "(한국이 원하는) 한중일 3국회의가 단지 한국의 리더십과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게 아니라면 윤 정권은 한중관계를 잘 관리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3국회의를 카드로 한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이 연일 쿼드 관련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깎아내리고 있지만 가입 여부에 대한 지대한 관심 자체가 한국의 쿼드 가입이 중국에 얼마나 큰 정치적 부담인지를 보여준다. 상하이대외경제대 잔 더빈 교수는 최근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에 "(최근 미국 입장에서) 자유민주주의 질서 수호의 선봉을 자처하는 한국은 중요한 국가가 됐다"고 했다.
중국은 쿼드 내 복잡한 역학관계가 한국의 가입을 어렵게 할 거라고도 봤다. 인민일보는 "윤 정권은 쿼드 합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은 한일관계의 영향으로 한국의 참여를 바라지 않는다"며 "특히 인도는 쿼드가 반(反)중국, 반러시아 집단이 되는 것을 일본보다 훨씬 더 꺼리기 때문에 한국의 가입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한국의 급부상을 견제하고 있는 일본이 한국의 쿼드 가입을 원치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중국 및 러시아와도 관계가 긴밀한 인도 입장에서도 쿼드가 한국까지 포함하는 노골적 친미진영이 되는 건 부담스러울 거라는게 중국 측의 분석이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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