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김성균 “나오고 싶던 히어로물, 실컷 날고 젖었습니다”[스경X인터뷰]
“워낙 이런 장르를 좋아해요. 총격전도 나오고 외계인도 나오고, 우주선도 나오는 작품이에요. 그 꿈을 이뤘죠.”
직접 만난 드라마 ‘무빙’ 배우 김성균은 두 가지 이유에서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하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만 봤던 초능력자,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직접 해봤다는 기쁨과 하나는 그 작품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데서 오는 기쁨이다.
막판 대단원의 마무리로 달려가고 있는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에서 김성균은 이재만 역을 맡았다. 지적장애가 있어 모든 부분에서 다소 어눌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엄청난 캐릭터다. 괴력을 가진 초능력자로 설정돼 평소에 힘을 숨기지만, 가족이 위험해 처하면 자기도 모르게 괴력이 솟아난다.
“이번 작품은 무서울 정도의 반응이에요. 보통 작품이 공개되면 검색도 해보고 대중의 반응을 보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언급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불안함도 컸죠. 14회에서 재만의 서사가 등장하는데 상한가를 치는 작품에 ‘내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하고요.”
이미 공개된 14회에서는 청계천에서 지게꾼으로 살다 청계천 복원과 관련한 집회에 휘말리고 가족이 위기를 겪자 괴력을 발휘하며 국가정보원에 포착되는 재만의 서사가 등장했다. 이 회차에서 ‘구룡포’ 장주원(류승룡)과 벌이는 하수도 액션장면은 강풀 작가의 원작웹툰부터 명장면으로 꼽혔다. 김성균은 이 장면을 “4일 찍었다”고 말했다.
“워낙 류승룡 선배는 액션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베테랑이시잖아요. 이미 몇 개월 전부터 계속 액션장면을 찍고 계셨고요. 하수도 장면 전에 연락이 오셨더라고요. ‘좀 젖자’라고 하셔서 ‘믿고 있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죠. 제작진이 배경인 하수도를 너무 잘 구현을 했더라고요. 더 놀라운 사실은 촬영하며 저희가 추울까 봐, 그 많은 양의 물을 다 데워놓으신 거였죠.”
다소 어눌한 인물과 가족애 그리고 그 와중에 등장하는 신파는 많은 한국 작품에서의 클리셰가 돼 있다. 비록 폭력적인 모습이 깃들어있지만, 김성균은 재만 캐릭터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부성애의 지점에서 가족에 진심인 캐릭터로 보이길 원했다. 단순히 힘이 센 악인처럼 보이지 않는데 표현의 포인트를 잡았다.
“강풀 작가 작품은 벌써 세 작품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2006년 연극 ‘순정만화’를 했었고요. 2012년 영화화된 ‘이웃사람’에 출연했어요. 이번 작품은 원래 안 봤던 작품이었지만 이재만 캐릭터를 추천받고 접했어요. 저도 아들을 둘이나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자녀에 대해 생각을 하면 역할에 많이 이입하게 되더라고요.”
‘무빙’의 경우 초능력자를 다루는 서사라 몸을 매다는 와이어 액션, 뒤에 초록색 벽을 배경으로 연기하는 크로마키 촬영 그리고 각종 CG효과를 염두에 둔 연기를 해야 했다. 할리우드 비슷한 장르에 출연한 배우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일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수십 미터 위에서 떨어진 것처럼 연기해야 했어요. 그때야 몰입을 하지만 ‘컷’ 소리가 나면 굉장히 외롭고 현타(현실자각 타임)이 와요. 하지만 그 부끄러움을 저도 경험해봤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이 이야기는 예전에는 할리우드 배우들만 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잖아요.”
2012년 영화 ‘범죄와의 전쟁’ 박창우 역으로 이름을 알린 후 약 10년, 김성균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을 알렸다. 때로는 ‘이웃사람’ 류승혁, ‘한산’의 가토 요시아키 등 악역을 하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응답하라 1988’의 김성균, ‘열혈사제’ 구대영처럼 소시민적인 캐릭터도 했다.
특히 2021년 넷플릭스 ‘D.P.’에 출연한 이후에는 ‘그리드’(디즈니플러스), ‘약한영웅 Class 1’(웨이브) 등 각종 OTT 플랫폼에서 다채로운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실로 연극에서 영화, 드라마, OTT로 옮겨오는 흐름을 탄 셈이다.
“확실히 OTT는 드라마의 연속성과 영화의 시간이라는 장점이 섞인 매체인 것 같아요. 배우인 저로서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 감사하죠.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자체가 좋은 일인 것 같고, 제 연기보다는 주변에서 만들어주신 분들의 덕이 큰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캐릭터에 대한 생각도 그랬다. ‘반드시 변신하겠다’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저 전 작품의 모든 기억은 잊고 대본에 충실하는 것이 김성균만의 방식이었다. 한때 ‘범죄와의 전쟁’과 ‘이웃사람’을 찍고 ‘삼천포’ 역이 받아들여질까 걱정을 하던 그였지만, 받아들이는 대중의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최근 ‘형따라 마야로’라는 tvN 예능을 찍었어요. 예능 현장 역시 진정성이 있더라고요. 굳이 활동에 경계를 두고 싶지 않습니다. 좋은 동료들, 기회가 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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