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적발→은퇴 위기' 포그바, 뒤늦은 후회 "보충제 먹은 건 맞는데..."
[OSEN=고성환 기자] 선수 생명이 위험해진 폴 포그바(30, 유벤투스)가 뒤늦은 후회에 빠졌다.
'ESPN 영국'은 13일(한국시간) "포그바는 보충제를 복용해 도핑 테스트 통과에 실패했다. 그는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일부 영양제를 먹은 사실을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포그바는 최근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논란을 빚었다. 유벤투스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2023년 9월 11일 오늘 포그바가 2023년 8월 20일에 시행한 검사 결과에 따라 국가 반도핑 조사위원회(NADO)로부터 예방적인 출전 정지 명령을 받았다고 알린다. 구단은 어떤 다음 조치를 취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BBC' 역시 "포그바는 도핑방지 위반으로 경기 출전이 잠정 정지됐다. NADO는 포그바가 지난 8월 3-0으로 승리한 우디네세전 이후 실시한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승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당시 포그바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벤치만 지켰지만, 경기 후 무작위로 선정한 약물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만약 도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는 최소 2년에서 최대 4년에 달하는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포그바는 친한 의사에게 보충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포그바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의사인 친구 중 한 명에게 식품 보충제를 처방받았다. 특정 보충제는 미국에서는 얻을 수 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얻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포그바 역시 이를 인정하고 뒤늦게 후회 중이다. ESPN에 따르면 그는 유벤투스 구단 측에 자신이 섭취한 보충제에 테스토스테론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실수를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에 해당 제품 구매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과 구단 의료진에게 복용 허가를 요청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포그바는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백업 B 샘플 결과를 받을 예정이지만, 이 역시 양성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는 테스토스테론이 들어있는 사실을 모르고 먹었다고 변론하겠지만, 이탈리아에선 마약 도핑이 아예 범죄이기에 형사 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
선수 생활 자체가 위험하다. 만 30세인 포그바가 4년 정지를 받는다면 사실상 강제 은퇴나 다름없다. 그는 안 그래도 몇 년간 계속된 부상과 부진으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던 만큼, 선수 생명 자체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유벤투스도 포그바와 작별을 고려 중이다. ESPN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포그바에게 연봉 800만 유로(약 114억 원) 지급을 중단했다. 또한 그가 결국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시 2026년 6월까지인 현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포그바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인 라파엘라 피멘타는 "두 번째 샘플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까지는 아무 의견도 내놓을 수 없다"라며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포그바가 절대로 규칙을 어기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포그바 측이 제출한 반론에서도 금지 약물이 나올 경우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NADO 대변인은 포그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비내성 테스토르테론 대사산물'이 발견돼 도핑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운동선수들의 지구력을 높여주는 남성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금지 약물 중 하나다.
포그바는 한때 세계적인 재능으로 불렸지만, 불명예스럽게 몰락할 위기에 처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출신인 포그바는 2012년 유벤투스로 이적했고, 4시즌간 178경기에서 34골 40도움을 기록하며 날개를 펼쳤다.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그는 1억 500만 유로(약 1499억 원)에 다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포그바는 맨유에서 기복 있는 활약과 불성실한 태도,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다시 한번 자유 계약으로 맨유유를 떠나 유벤투스로 향했다. 그는 심지어 이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발표하며 본인을 놓친 맨유가 실수했음을 보여주겠다며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기까지 했다.
맨유의 선택은 결코 실수가 아니었다. 포그바는 프리시즌 도중 오른쪽 무릎 반월판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 과정에서도 몇 번씩이나 근육을 다쳤다. 그리고 그는 지난 5월 크레모네세전을 통해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21분 만에 부상으로 쓰러지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먹튀가 되어버린 포그바. 그는 올 시즌에도 유벤투스가 치른 리그 3경기 중 2경기에 교체 출전해 총 51분을 뛰었고, 엠폴리전 이후 허리를 다치며 또 드러누웠다. 여기에 예상치도 못했던 도핑 문제까지 터지면서 선수 생명 자체가 위험해졌다. 그에게 믿음을 보냈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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