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제약하자…불 붙은 기업대출 시장

이주혜 기자 2023. 9.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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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계대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기업 대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계대출이 성장하거나 이익을 내기 힘든 만큼 어느 은행이든 기업대출을 늘리고 싶을 것"이라며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대출 시장도 커지기 어려워 은행간 금리 경쟁으로 인한 과열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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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가파른 성장…우리금융, 시장 점유율 회복할까
금리 경쟁으로 과열 양상 나타날 수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금융당국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계대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기업 대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규제를 피해 기업대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614조5745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보다 34조8569억원늘어난 수치다.

은행별 대출 잔액은 국민은행이 가장 앞섰으나 증가세는 하나은행이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 이상 늘어난 반면 국민·신한은행은 4%대, 우리은행은 3%대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은 최근 기업 대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금융 등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올해 초 취임사에서 집중할 분야 중 하나로 기업금융을 언급하면서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영업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중앙, 영남, 호남, 충청 등 4개 지역 영업조직 체계를 구축했다.

업계 4위인 우리은행도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은 2027년까지 기업금융 1위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주채권은행 11곳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과거 상업은행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주채권은행으로서 고객에 대한 정보가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으로서 강점을 이용할 수는 있겠지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금리나 가격 경쟁력을 뛰어넘는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결국 관건은 한도와 금리"라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영업 측면에서 우리은행이 `원팀'의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그간 우리은행은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갈등으로 영업력이 약화된 측면이 존재했다.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은 7일 간담회에서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을 오래하신 분들은 은행의 신용을 본다"며 적시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가, 영업을 하는 데 얼마나 오랫동안 도움을 줬나를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가계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섰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고자 대출 전 기간에 걸쳐 상환능력이 입증되기 어려운 경우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계대출이 성장하거나 이익을 내기 힘든 만큼 어느 은행이든 기업대출을 늘리고 싶을 것"이라며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대출 시장도 커지기 어려워 은행간 금리 경쟁으로 인한 과열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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