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지금이라도 뺄까?"…'아저씨 충격파'에 2차전지 휘청

강은성 기자 2023. 9. 14. 0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 90만원선까지 내줘…2차전지 종목들도 줄줄이 조정
증권가 "성장성 크지만 과도했던 상승 조정은 불가피"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에코프로(086520)가 결국 90만원선도 내주며 두달만에 8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247540)을 비롯해 포스코그룹도 약세를 보였으며 특히 금양(001570)은 이틀 연속 5%대 하락하며 주가가 크게 빠졌다.

이른바 밧데리(배터리)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의 겸직 논란 및 이해상충 소지가 이차전지(2차전지) 투심을 급격히 냉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밧데리아저씨 논란과 별개로 에코프로 형제나 포스코그룹주가 높은 성장성과 전망을 갖춘 좋은 기업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그러나 단기 과열로 인한 주가 이상급등이 있었던 만큼 되돌림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일대비 3만1000원(3.33%) 하락한 89만90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가 종가 기준 90만원을 밑돈 건 지난 7월4일 이후 처음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11일엔 종가 기준 100만원선을 하회하며 황제주(주당 100만원) 자리를 내줬다. 이후 이틀만에 90만원 지지선도 무너진 것이다.

에코프로는 특히 60일선마저 크게 하회하며 추세선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코프로의 이동평균선 중 20일선은 113만원에, 60일선은 104만원에 형성돼 있다. 120일선은 82만5000원이어서 에코프로의 추세가 120일 저점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뿐만 아니라 타 2차전지 종목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날보다 2500원(0.90%) 밀린 27만5000원을 기록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1만7000원(3.11%) 하락한 52만9000원, 포스코퓨처엠(003670)은 1만원(2.52%) 밀린 38만7000원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포스코DX(022100)는 이날 하루만 6400원(11.17%)이나 빠지면서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최근 2차전지에 대한 투심이 악화한 데 더해 국내 2차전지 돌풍을 주도했던 박 전 이사가 금양(001570) 홍보이사 재직 당시 투자일임사의 운용본부장직을 겸직한 것이 알려지면서 겹악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그동안 2차전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고점 탈출'(피크아웃)에 대한 욕구가 팽배해진 상황에서 악재가 터지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이에 따라 하락폭이 커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타격이 큰 곳은 박 전 이사가 근무했던 금양이다.

금양은 전날보다 6400원(5.19%) 미끄러진 11만7000원까지 내려갔다. 금양은 박 전 이사 논란이 터진 지난 12일에도 5% 이상 하락했고 이날까지 이틀연속 5%대 하락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전 이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현재까지 '넥스테라투자일임'에서 상근 투자운용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박 전 이사는 금양의 중요 경영정보를 공시 이전에 유튜브 등에서 누설한 이유로 금양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조사를 받게 되자 지난 5월 금양에서 퇴사했다. 기간으로 보면 약 1년간 두 회사를 겸직한 셈이다.

이같은 논란에 '종교'처럼 따르던 개인들도 실망매물을 내놓고 있다. 전날 하루동안 개인은 에코프로를 24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포스코DX 177억원, 에코프로비엠 116억원 순이다. 코스닥시장 개인 순매도 상위 3개 종목이 모두 2차전지 종목이었다.

코스피에서도 개인은 포스코퓨처엠 184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172억원, 포스코홀딩스 73억원 등을 각각 순매도했다.

증권가는 '밧데리아저씨 논란'과 관계없이 에코프로, 포스코 등 2차전지 기업이 성장성 높은 좋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간 주가가 과대평가된 만큼 되돌림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었던 국내 2차전지주들의 경우, 최근 연이은 주가 조정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만큼 이들 업종은 테슬라발 호재와 추가 주가 조정 우려가 맞물리면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에 반영됐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과거 대비 축소돼야 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세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말했다.

esth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