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릴거야"···왕복 10차선에 대자로 누운 '술 취한 남성'

사진=유튜브 캡처

[서울경제]

한 오토바이 배달원이 한밤중 10차로 위에 누워있던 주취자를 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지난달 31일 밤 11시께 서울 잠실역 인근 왕복 10차로에서 찍힌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을 제보한 오토바이 운전자 A씨에 따르면 당시 한 남성이 인도에서 내려와 갓길에서 걸어가는 모습을 봤고 '혹시 무단횡단을 하려는 건가'라고 생각해 사이드미러를 봤다. A씨는 도로 한 가운데 눕는 남성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이를 확인한 A씨는 얼른 오토바이에서 내려 남성에게 달려갔다. A씨가 "아저씨! 죽어요 죽어! 빨리 일어나요"라고 소리치자 술에 취한 남성은 "나 죽고 싶어. 어여 가, 꺼져. 나 뒤져버려"라며 막무가내 모습을 보였다.

결국 A씨는 행인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했다. '신고' 소리에 놀란 남성은 그제야 도로에서 일어나 "신고하지 마"라며 인도로 걸어 나왔다. A씨는 행인에게 "신고 안 하셔도 될 거 같다"라고 안심시키고 남성에 "죽어요, 뭐 하는 거예요"라며 나무랐다.

남성은 "아 뒤져버리고 싶어, 아 나는 죽고 싶어서 한 거다"라고 말했다. 남성을 인도로 무사히 끌어낸 A씨는 "그러지 마요 진짜"라며 재차 타일렀고 남성은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영상은 A씨가 재빨리 오토바이로 다시 돌아가면서 마무리됐다.

A씨는 배달을 마친 후 혹시 몰라 다시 해당 장소를 찾았으나 남성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문철은 "죽더라도 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칩니까. 넓은 도로였기에 지나가는 사람이 보고 깨워서 살려줄 수 있지만 만일 코너 길이었으면 정말 죽었다"라며 씁쓸하게 웃고는 A씨에 "한 생명을 살리셨다"라고 말했다.

한문철은 "차가 그대로 지나왔으면 어쩔뻔했냐?"라며 "제발 술 좀 적당히 드시라"며 주취자들에 쓴소리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