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공연 '합체', 새로운 장르 본다는 생각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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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옆 수어 통역사의 존재가 관람에 방해가 될 것 같지만 막상 후기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들 해요. 그냥 재밌는 공연 보러 간다는 생각으로 오셨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 있다, 수어라는 다른 언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무장애 공연(배리어프리)에서 수어 통역사는 무대 한쪽 구석에 위치하고, 음성 해설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성 수신기를 통해 목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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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12명·수어 통역사 5명 출연…"조금 불편해도 모두가 즐기는 공연"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배우 옆 수어 통역사의 존재가 관람에 방해가 될 것 같지만 막상 후기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들 해요. 그냥 재밌는 공연 보러 간다는 생각으로 오셨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 있다, 수어라는 다른 언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무장애 공연(배리어프리)에서 수어 통역사는 무대 한쪽 구석에 위치하고, 음성 해설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성 수신기를 통해 목소리를 들려준다. 통역과 해설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 관객에게만 나타나는 존재인 셈이다.
14일부터 17일까지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음악극 '합★체'는 기존의 무장애 공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수어 통역사는 배우 주변을 따라다니며 표정 연기를 선보이고, 음성 해설자는 작품 안에서 배역을 맡아 대사를 소화한다.
'합★체'는 수어와 음성 해설을 모든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연출한다.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서 만난 김지원(49) 연출은 "수어 통역사 역할은 배우와 같이 춤도 춘다"며 "음성 해설가는 변사 같은 느낌으로 연출해 극의 재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김 연출은 무장애 공연이라는 방식이 낯설 수 있지만 나와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부 관객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조금씩 불편한 부분을 감수해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된다고 생각해요."
작품은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오합'과 '오체'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다. 고등학생이지만 남들보다 작은 키로 놀림을 받던 형제가 '계도사'에게 키가 크는 비기를 전달받고 계룡산으로 수련을 떠나는 과정이 펼쳐진다.
전지적 해설자로 등장하는 DJ지니를 포함해 배우는 총 12명, 통역사는 5명이 무대에 오른다. 쌍둥이와 DJ지니는 전담 통역사를 두고 나머지 배역들은 2명의 통역사가 나눠 맡는다.
수어 통역사는 손이 잘 보일 수 있게 명도와 채도가 낮은 옷을 입고 배우를 따라다닌다. 김 연출은 배우와 통역의 동선을 구분하며 안무를 연출하는 과정이 까다로웠다고 돌아봤다.
"무장애 공연이라 수어가 보여야 하는데, 막상 수어 통역을 더 보여주려면 춤을 추기가 힘들더라고요. 대사의 100%를 수어로 전달할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연극적인 장면을 살려보려 했습니다."
지난해 초연을 올린 뒤 음악적 요소가 부족했다는 판단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제작진과 창작진을 대규모로 변경했다. 제작진에는 작곡가 고수영과 안무가 서병구가 새로 합류했다.
배우도 전 배역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을 결정했다. 주인공 오합과 오체 역에는 실력파 배우 홍준기와 강은일을, 아버지 역에는 실제 저신장 장애인 배우 김유남을 캐스팅했다.
김 연출은 "3개 곡을 추가해 장면이 늘어났고 음악과 안무도 역동적으로 변했다"며 "수련을 위해 계룡산을 찾아가는 과정을 재밌게 연출했고, 수련받는 장면도 한 곡으로 압축해 보여줄 예정이다.
이어 "오합과 오체 역의 두 배우는 분위기가 똑같다"며 "키도 비슷하고, 실제 성격도 캐릭터와 비슷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아버지도 실제 저신장 장애인을 캐스팅해야 메시지가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지원 연출은 2004년 한 장애인 극단에 자원봉사를 갔다 우연히 연출을 맡은 일을 계기로 20년 가까이 장애 예술인과 활동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장애인 극단 '다빈나오'의 상임 연출로 활동하며 '아주 특별한 우리형', '색을 짓다' 등 장애 예술인을 중심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국립극장에 무장애 공연이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제 역할은 배우들과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좋은 작품이 알려지다 보면 장애 예술인들의 존재도 알려지고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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