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가나전 퇴장' 진실은? 김영권, "내 경고 막으려 일부러 욕하고 퇴장"

이현호 기자 2023. 9.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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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벤투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벤투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김영권(33·울산 현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김영권은 13일 이천수가 운영하는 채널 ‘리춘수’에 출연해 지난날을 돌아봤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를 만나 2-3으로 아쉽게 패한 날을 회상했다.

이날 경기 종료 직후 많은 일이 벌어졌다. 한국이 후반 추가시간에 코너킥을 얻었으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곧바로 종료 휘슬을 불었다. 주심 가까이 있던 김영권, 손흥민, 이강인, 권경원 등이 테일러 심판에게 달려가 항의했다. 테일러 심판은 단호하게 대응했다.

이때 파울루 벤투 감독이 깜짝 등장했다. 어느새 그라운드로 들어와 심판에게 삿대질하며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테일러 심판은 선수가 아닌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이 퇴장은 월드컵 역사상 첫 감독 퇴장이며, 그 여파로 벤투 감독은 3차전 포르투갈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벤투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벤투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김영권은 “내가 가나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경고 누적으로 포르투갈전에 못 뛰는 상황이었다. 마지막에 코너킥을 안 주길래 심판한테 항의했다. 심판이 뒷주머니로 손을 넣더라. 카드를 꺼낼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나보다 더 흥분한 사람이 심판한테 영어로 욕을 했다. 딱 봤는데 벤투 감독이었다. 내 옐로카드를 막고 본인이 퇴장을 당했다”면서 “나는 벤투 감독을 4년 동안 봤다. 감독님은 그것까지 계산한 사람이다. 모든 행동에 계획에 있다. 원래는 경기 끝나고 인사하고 그냥 들어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김진수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김진수는 카타르 월드컵 직후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해 “벤투 감독이 그렇게 화내는 걸 처음 봤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더라”라고 언급했다. 벤투 감독이 스스로 희생하여 전력 누수를 막은 셈이다.

카타르 월드컵 김영권과 김진수/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월드컵 김영권/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월드컵 김영권/게티이미지코리아

벤투 감독 덕에 가나전에서 카드 징계를 피한 김영권은 포르투갈전(2-1 승)에 선발 출전해 동점골을 넣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2-0 승) 결승골에 이어 월드컵 두 번째 득점이었다. 참고로 김영권은 A매치 통산 7골을 넣었고, 한국은 김영권이 득점한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김영권은 “독일전보다 포르투갈전이 훨씬 더 좋았다. 16강에 올랐기 때문”이라면서 “월드컵에 3번 나갔는데 첫 16강 진출이었다. (16강 진출) 가능성도 정말 희박했다. 너무 재밌었다”고 돌아봤다.

이천수는 ‘포르투갈전 승리는 김영권 지분이 크다. 손흥민·황희찬이 (역전골을 합작해서) 이슈를 다 받았다. 서운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김영권은 “솔직히 서운했다. 희찬이 골이 결승골은 맞지만, 내 동점골 없었으면 결승골도 없었다”면서 웃었다.

카타르 월드컵 황희찬/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월드컵 황희찬과 손흥민/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과의 인연을 마무리한 벤투 감독은 지난 7월, 또 다른 아시아팀 UAE(아랍에미리트) 지휘봉을 잡았다. 벤투 감독은 13일 치른 친선 A매치 코스타리카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데뷔전에서 곧바로 승리를 신고했다.

한국은 벤투 감독을 적으로 만날 수 있다. 한국과 UAE 모두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요르단·바레인·말레이시아와 함께 아시안컵 E조에 편성됐다. UAE는 이란·팔레스타인·홍콩과 함께 C조에 속해있다. 한국과 UAE는 토너먼트 대진표상 8강 이후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벤투 감독/UAE 축구협회
벤투 감독/UAE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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