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과학기술이 국력인 시대, 안정적인 'R&D 투자' 이뤄져야

정인선 기자 2023. 9.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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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를 어떻게 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정부가 33년 만에 연구개발 예산 감축을 예고하면서 연구자들의 사기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정부는 10년 전 40주년 기념식에서 "국가재정이 어려운데도 연구개발 투자를 증액했고, 과학기술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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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2팀 정인선 기자

"전기료를 어떻게 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정부가 33년 만에 연구개발 예산 감축을 예고하면서 연구자들의 사기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기초연구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건 물론, 전기세마저 내지 못할까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하니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예산안이 감축되면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학생연구자도 늘리기는커녕 내보내야 한다고 한다. 현장의 혼란감이 얼마나 심할지 예상되는 대목이다.

올해는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출범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출범 50주년을 맞은 해다. 반세기 동안 대덕특구에서 자긍심 하나로 연구 현장을 지켜온 과학자들이 이젠 '카르텔'로 지목받으며 전기세마저 걱정하고 있다. 과학기술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PBS 개선은 해결될 기미가 없고, 낮은 처우, 깜깜이 기관장 인사에 이어 이제는 연구비마저 뺏겼으니 그 어느 때보다 허탈한 해로 기록될까 걱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아직 별다른 예산 복구 방안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가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이 일부 이해되긴 하지만, 대통령의 카르텔 한마디에 졸속으로 삭감해야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현장과 충분한 논의 없이 일괄 삭감을 밀어붙이는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지금은 '과학기술이 곧 국력'인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시대다. 앞다퉈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출범부터 '과학기술 정부'를 공언했던 정부가 연구계를 카르텔로 지목하고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정부는 10년 전 40주년 기념식에서 "국가재정이 어려운데도 연구개발 투자를 증액했고, 과학기술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다음 달이면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대덕특구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정부가 과학기술인 앞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과학기술 역량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절실한 분야다. 미래를 향해 어떤 투자를 하는 게 옳을까. 선택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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