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폭양을 피하는 그늘

송기출 거성교회 목사 2023. 9.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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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중에 어떤 계절이 좋으냐고 물으면 활동하기에 적당한 봄, 가을이 좋다고 대답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여름이나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있기에 여름과 겨울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서 활동하기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 그늘에 누워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거기가 천국 같은데, 문제는 사막에서 그런 그늘을 찾을 수 없듯이 삶 가운데 그런 그늘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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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출 거성교회 목사.

사계절 중에 어떤 계절이 좋으냐고 물으면 활동하기에 적당한 봄, 가을이 좋다고 대답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여름이나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있기에 여름과 겨울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서 활동하기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여름에는 더운 것이 당연하고 또 더워야 하지만 그래도 더위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올해도 얼마나 더웠나. 폭염이 기상관측이래 손가락 순위들만큼 더웠다.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쬘 때 가장 그립고, 고마운 것은 바로 시원한 그늘이다. 잎이 무성한 큰 나무 그늘 아래 있으면 여기가 천국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성경은 종종 그늘의 이미지로 하나님의 보호와 사랑을 설명하곤 한다.

이사야서 25장 4절은 "주는 포학자의 기세가 성벽을 치는 폭풍과 같을 때에 빈궁한 자의 요새이시며 환난당한 가난한 자의 요새이시며 폭풍 중의 피난처시며 폭양을 피하는 그늘이 되셨사오니"고 라고 말씀하고 있다.

'빈궁한 자'는 사회적, 계층적 열등성이 부각되고, '환난당한 가난한 자'는 경제적, 물질적 측면이 더 강조되지만 모두가 매우 곤란하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그야말로 돈이 없고, 권력이 없는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포학자가 원하는 대로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때 누가 이들을 도와줄까? 친구가 있다 하더라도 가난하고 힘이 없는 자의 친구라면 그 역시 가난하고 힘이 없을 것이니 도움이 될 수 없다.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치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를 감수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뿐더러 그리한다 하더라도 힘없는 군중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인생 가운데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과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때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고 괴로움을 당할 수밖에 없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영원한 권력도 없을뿐더러 하늘을 나는 새를 떨어뜨릴 권세가 있다 하여도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 많은 것이 인생이다. 부자고, 권력이 있고, 강건한 사람들이라도 언제든 폭풍과 폭양으로 비유되는 곤란과 고통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쬘 때 커다랗고 잎이 무성한 나무 그늘은 너무나 고맙고 소중하다. 그 그늘에 누워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거기가 천국 같은데, 문제는 사막에서 그런 그늘을 찾을 수 없듯이 삶 가운데 그런 그늘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애굽을 의지할 때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상한 갈대 지팡이'라고 하시면서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그의 손에 찔려 들어갈지라"고 말씀하셨다(왕하18:21).

이사야서 2장 22절에서는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있느냐"고 말씀하신다.

어떤 사람도 그늘이 될 수 없듯이, 돈이며 건강이며 권력도 진정한 그늘이 될 수 없다.

폭양을 피하는 그늘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다.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셔서 귀찮아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곤란 가운데 있는 여러분을 위해 초막을 세워 더위를 피할 그늘을 지으시며, 대낮에 밤 같이 그늘을 지으신다(사4:6;16:3). 닭이나 새들이 새끼들에게 자신의 날개를 펴서 피난처를 마련해 주듯이 하나님께서는 재앙이 지나가기까지 여러분들을 주의 날개 그늘로 덮으시는 분이다(시57:1). 또한 하나님은 지존자요 전능자이시니 능히 폭양이라도 해를 끼치지 못할 넉넉하고 시원한 그늘을 만드시고 친히 그늘이 되어 주신다.

폭염이 내리쬘 때 그늘에 앉아 우리들의 그늘이 되시는 하나님을 떠올리시기 바란다. 우리 모두에게 심령에 은혜의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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