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첫 대표팀-토트넘 쌍주장 손흥민, 후배들을 향한 끝이 없는 조언
[스포티비뉴스=뉴캐슬(영국), 이성필 기자] 유럽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자세'를 알려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조규성(미트윌란)을 비롯해 양현준, 권혁규(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이한범(미트윌란), 황인택(에스토릴), 배준호(스토크시티) 등이 한국을 떠나 신세계로 향했다. 조규성을 제외하면 주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은 아직 없다. 배준호가 약간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들의 차분한 성장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기존의 손흥민, 황의조(노리치시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턴),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05), 홍현석(KAA 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외에 5대 리그나 셀링 리그(포르투갈,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서 자리 잡은 이들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독일을 4-1로 완파한 일본은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선발 10명이 모두 유럽파였다. 교체 카드로 나선 6명도 중동파 1명을 빼면 모두 유럽파였다. 13일 튀르키예전 선발진 중에서는 2명만 일본 J리거였다.
일본이 탈아시아를 한참 전에 선언하고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면역력을 키우고 있는 것은 그들이 가진 환경과 정책이 뒷받침한 결과다. 아시안컵 우승 경험이 많은 일본이 월드컵 우승을 하겠다고 소리치는 것은 허황된 계획이 아니다.
한국은 개인 능력에 기반해 도전하고 있다. 병역 이행이라는 사회적 특수성이 있어 나이가 어느 정도 차면 한계가 있고 국제대회 메달 획득을 통한 병역 혜택을 얻지 못하면 재능이 넘쳐도 특별한 극복 경험이 아니면 소용이 없다. 이는 대표팀의 리더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과거 박지성이 그랬고 기성용(FC서울)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
다만, 이들과 달리 손흥민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토트넘의 주장을 맡았고 이전보다 더 많은 선수가 유럽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 깔려 있다.
기본적으로 전체를 이끄는 능력은 같아도 대표팀과 토트넘의 성격이나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은 짚을 필요가 있다. 토트넘은 토트넘 팬으로 끝나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도 그 안에서 지지세가 많이 갈리지만, 한국 대표팀은 모두가 올인이다. 이기면 찬사, 패하면 비난이 뒤따른다.
손흥민 스스로도 "제가 (주장직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 위치에서 정말 다른 역할들을 추구하고 요구받는다. 정말 잘 수행하려고 한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제 옆에는 정말 좋은 동료들과 선수들이 대표팀, 소속팀에 있다. 주장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라며 동료들의 도움이 없다면 해내지 못하는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선수 발굴과 기용은 클린스만 감독 고유의 몫이다. 클린스만이 개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면서 90분 풀타임 소화 가능한 인물이 손흥민 외에 보이지 않다고 하는 것은 유럽파가 각자의 팀에서 냉엄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음을 돌려 말하는 것과 같다. 일본처럼 유럽에 상주하는 축구협회 직원을 두고 사무소라도 만들자는 것에 설득력이 생기는 이유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민재 예를 들었다. 이 관계자는 "(김)민재가 그러더라. 겉으로만 보면 경기에 나서서 잘 뛰고 있는 것 같지만, 매일이 전쟁이라더라. 언제 고꾸라질지 몰라 긴장하고 폭탄을 안고 뛰는 것 같다. 뮌헨은 한 경기에 패하면 밀려오는 부담이 장난이 아니다더라"라며 살얼음 승부를 하고 있음을 전했다.
김민재와 같은 강도로 경기를 뛰는 선수가 더 많아져야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밀려나지 말아야 한다. 한국까지 오지 못해도 유럽 내에서 긴장의 끈을 풀며 몸을 만드는 조직 설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존재감이 너무 큰 클린스만 감독은 보기에 따라 손흥민에게도 부담으로 작용 가능하다. 클린스만 감독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고 대답할 축구협회 인사가 없으니 감독과 소통하는 주장에게 의견을 묻게 되는 서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손흥민은 웨일스전 직후 '국제적'인 클린스만 감독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축구팬들의 감정도 모르지 않다며 접점 찾기의 필요성을 토로한 바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는 바로 10월 A매치가 이어진다. 아쉽게도 손흥민은 올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해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그럴수록 더 뛰겠다는 욕망을 채우려 애쓰고 있다. 대신 아시안게임 대표로 뛰었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채워져 새얼굴들이 밀려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결국은 행정적 뒷받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개인 경쟁력을 올려 등장하는 것이 최선이다. 손흥민은 "냉정하게 말해 유럽에 나간다고 대표팀이 무조건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그 위치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더 꿈을 향해서 쫓아가는지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라며 목표 의식을 잃지 말기를 바랐다.
꿈이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는 손흥민은 "유럽에만 진출하고 실패하고 돌아가는 선수들도 정말 많이 봤다. 그래서 유럽에 온 선수들도 분명히 꿈과 엄청난 용기를 가지고 진출하지 않았나. 그들이 분명히 대표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며 팀에서 많은 상황을 배워 대표팀에 오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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