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뛰니 조급함? 그런 생각 없이 유럽 간 거 아냐” 권혁규의 강한 멘탈, 주전 경쟁에서 이길 자신감 있다

“조급하다기보나는 그런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유럽으로 간 게 아닙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 중인 권혁규. 지난 7월 말 K리그2 부산 아이파크를 떠나 셀틱으로 오며 새로운 축구 인생을 펼치고 있지만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만은 않다. 같은 팀인 공격수 오현규, 양현준과는 달리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발표된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팀의 주장 칼럼 맥그리거를 비롯해 주전 경쟁에서 아직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권혁규는 낙담하지 않는다.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유럽행을 택한 것이었다.

지난 1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미얀마와 예선 3차전 종료 후 만난 권혁규는 “못 뛰어 조급하다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유럽을 나간 게 아니다. 많은 생각을 하고 나간 것이다. 같은 포지션에 정말 좋은 선수가 많다. 좋은 경쟁을 통해 이겨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한국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팀의 주장인 칼럼 맥그리거를 비롯해 배울 점이 많은 선수들이 팀에 있다. 인간미도 넘친다. 지금 당장은 못 뛰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나중에는 주전 자리를 꿰차도록 하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권혁규와는 달리 지난 시즌부터 셀틱에서 활약 중인 오현규와 권혁규와 함께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넘어온 양현준은 셀틱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권혁규에게는 두 선수의 존재가 든든할 뿐.

권혁규는 “아무래도 팀에 나 말고도 한국인이 더 있다 보니 의지가 된다. 사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세 명 모두 잘 되어서 좋은 모습, 좋은 시너지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무래도 K리그2와 스코틀랜드리그의 수준 차이는 분명 있다. 권혁규 역시 “K리그2에서 뛰다가 바로 유럽으로 왔다. 압박의 강도, 거친 부분이 분명 있다”라며 “그래도 조금씩 나의 단점이 고쳐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 시즌이 끝났을 때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되고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라고 미소 지었다.

유럽에서 뛰다가 황선홍호에 힘을 더하며 U23 아시안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그는 “1차전은 카타르에 지고, 2차전은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팬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는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어 좋다”라며 “아무래도 첫 경기를 뛸 때는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었다. 3차전은 시차 적응이 다 된 상태에서 뛰니 기분도 좋았고, 경기력도 괜찮았다. 다만 바로 유럽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웃음), 이건 앞으로 내가 이겨내야 할 숙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에 있을 때부터 기성용, 정우영 선배는 물론이고 로드니나 같은 팀인 맥그리거를 보고 배우고 있다. 한국의 믿음직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될 수 있도록,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창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