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해안가 여행하기 with 시사이드라인

이성균 기자 2023. 9.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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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도심에서도 바다는 보이지만, 살짝 아쉽다. 항구 품에 안긴 형태라 뭔가 부족하다. 바다 특유의 탁 트인 느낌이 절실하다. 요코하마역에서 떠나 30~40분 만에 진짜 바다 곁으로 왔다. 시사이드라인 일일권과 함께.

시사이드라인 지상철에서 본 풍경

●같은 도시 다른 공간

일본 여행에서 교통패스는 빠트릴 수 없는 아이템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경우 3번 정도만 타도 본전이상의 값어치를 하기 때문이다. 요코하마 도심에서는 미나토미라이선 1일 승차권이나 미나토 부라리 티켓을 활용하면 효율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 중심가에서 벗어나 바다를 러 갈 때는 시사이드라인을 활용하면 된다. 요코하마 도심 바다가 항구와 어우러진 자연이라면 시사이드라인을 타고 만나는 바다는 진짜다. 해안가를 따라 걷고, 먹고, 쉬었다 가는 여행이 가능하다.

시사이드라인 노지마코엔역

요코하마역에서 18분이면 닿는 가나자와 핫케이역(金沢八景駅)에서 시사이드라인을 처음 만난다. 이번 여정은 노지마코엔역(野島公園駅) 근처의 노지마 공원, 우미노코엔미나미구치역(海の公園南口駅)의 우미노공원, 요코하마 핫케이지마 시 파라다이스(Yokohama Hakkeijima Sea Paradise), 도리하마역(鳥浜駅)의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마리나(Yokohama Bayside Marina) 등으로 이어지는 4~5시간 코스다. 식사와 커피 등을 즐기면 1~2시간 더 추가되니 6시간은 여유를 두고 여행하면 좋다.

어촌마을 느낌이 살짝 풍기는 옷토모초(Ottomocho)

노지마코엔역에 내리면 바다를 끼고 있는 아담한 마을(Ottomocho, 옷토모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적한 어촌마을의 느낌도 살짝 풍긴다. 노지마공원 방면으로 걷다 보면 오래된 별장과 바다가 여행자를 반긴다. 별장의 주인은 우리와 매우 껄끄러운 사이의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 그의 옛 가나자와 별장(요코하마 지정 유형문화재)이 이곳에 있다. 이러한 배경 없이 별장을 보면 그저 잘 관리된 멋진 고택(1898년 건축)일 뿐이다.

이름을 부르면 안 될 것 같은 인물의 별장
건축물 자체만 보면 문화재로 지정할 만큼 의미가 크다고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리해 있고,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모란정원도 있다. 덕분에 주민들은 산책로고, 정원은 동네 어르신들의 피사체가 된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또 다른 하루를 기록하고 있는 어른들이 많았다. 참고로 개관 시간에 맞춰 가면 별장 내부도 구경할 수 있다.

동네 어르신들의 피사체가 돼 주는 모란정원

정원 앞으로 바다와 공원이 보이는데, 평화롭기 그지없다. 벤치에 앉아 살랑이는 바람을 맞고, 은은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바다에 아주 짧은 모래사장이 있는데, 동네 주민들은 텐트와 바구니 등 다양한 장비를 들고 이곳을 찾는다.

요코하마 Ottomo Beach. 무엇인가를 캐느라 바쁘다

유심히 보면 바다에서 무언가를 캐고 있다. 바지락 같은 조개가 아닐까 싶은데, 아이들까지 합세하니 마치 보물찾기 같은 놀이처럼 보인다. 요코하마의 북적이는 도심과 사뭇 다른 풍경이라 여행의 묘미가 배가 된다. 게다가 노지마공원 한편에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어 주말이면 현지인들로 가득하다.

●바닷바람을 곁에 둔 오후

다음 목적지는 좀 더 넓은 해변이다. 다시 시사이드라인 지상철을 타고 이동하면 된다. 우미노코엔미나미구치역(海の公園南口駅)에 내리면 되는데, 바다가 마중 나온 것처럼 코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우미노공원은 노지마공원과 옷토모초보다 편의시설(화장실·편의점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여행자에게 적합한 해변이다. 모래사장이 꽤 넓고 긴 해변인데, 인공으로 만든 해수욕장이라고. 치바현에서 옮긴 모래로 1988년에 오픈한 공원이다.

아이들도 놓기 좋은 우미노공원의 해수욕장
우미노공원

어떠한 방식으로 생겼든 지금은 현지인과 여행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숲도 있어 텐트나 돗자리를 갖고 가면 좋은데, 여의치 않으니 신문지 또는 깔고 앉을 만한 걸 가져가기를. 일단 파도가 세지 않고, 모래사장 가까운 곳은 수심이 매우 얕아서 아이들이 놀기 좋다. 또 깊이 들어가면 윈드서핑 등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슬리퍼나 아쿠아슈즈, 없으면 맨발로 바다에 들어가 요코하마를 더 진하게 기억해보자.

우미노공원
요코하마 핫케이지마 시 파라다이스

우미노공원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놀이동산(요코하마 핫케이지마 시 파라다이스)도 현지인들에게 인기다. 시사이드라인을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근처로 갈 수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바다도 색다르며,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어 한 번쯤 걸어볼 만하다. 더군다나 일일권이 있으니 교통비 부담이 전혀 없다.

매점에서 산 먹거리를 새가 통째로 빼앗아갔다. 만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봤다

참, 갈매기 같은 새들이 많은데 손에 쥐고 있는 간식을 잘 지켜야 한다. 한 일본인이 방심한 틈을 타 매점에서 산 핫도그를 통째로 훔쳐갔다. 만화 같은 상황에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미츠이 아웃렛 파크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외부 활동으로 살짝 지쳤다면 실내로 들어갈 타이밍이다. 도리하마역(鳥浜駅)으로 가면 복합쇼핑몰, 미츠이 아웃렛 파크 요코하마 베이사이드(三井アウトレットパーク 横浜ベイサイド)가 있다.

의류, 뷰티, 레스토랑, 카페와 잡화점 등 다양한 상가가 입점해 있고, 쇼핑몰 앞으로는 바다가 있다. 정박하고 있는 요트도 있는데, 온라인에서 예약하면 대여도 가능하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요트와 바다 덕분에 유럽의 휴양지 같기도 하다. 식사하는 공간도 남다르다.

Yokohama Bayside Marina

푸드코트 형태이긴 한데, 스탠드 조명 하나로 좀 더 아늑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뽐낸다. 테라스도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식사할 수 있다. 식사가 어렵다면 커피라도 마시며 이 공간을 충분히 누리길 권한다. 참고로 이곳에 유니클로 파크가 있는데, 규모뿐만 아니라 내부 콘텐츠도 눈여겨볼 만하다. GU와 합쳐진 형태로 지상 3층의 건물로, 단순히 의류 판매가 목적이 아닌 고객 체험을 중시한 특화 매장이다. 옥상에 정글짐, 대형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도 있다.

미츠이 아울렛 파크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요코하마 도심의 화려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한적한 분위기의 여행으로 채운 반나절이다. 충분히 걷고, 봤다면 분명 만족했을 터. 일정 중 하루는 요코하마 해안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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