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승강기 막은 ‘주차 빌런’…스티커 붙이자 고소까지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2023. 9. 1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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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 전용 승강기 앞에 차를 세우고 사라진 데 이어 주차 금지 스티커를 붙였다며 병원 측을 고소한 차주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병원 지하 주차장 응급실 전용 승강기 입구에 주차한 차주와 쌍방 고소를 했다는 주차 관리원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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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병원 응급실 전용 승강기 앞에 차를 세우고 사라진 데 이어 주차 금지 스티커를 붙였다며 병원 측을 고소한 차주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병원 지하 주차장 응급실 전용 승강기 입구에 주차한 차주와 쌍방 고소를 했다는 주차 관리원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해당 병원의 주차 관리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최근 근무 중에 지하 주차장 응급실 전용 승강기 앞을 가로막은 흰색 SUV를 발견했다”며 “시동이 걸려있는 상태라서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응급실 전용 승강기 앞에는 주차가 안 되니 신속히 이동 주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차주인 B 씨는 “진료 대기 중이니 직접 빼라”며 “승강기 사용을 못 해서 문제 생기는 게 있으면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다른 사람의 재산인 차량에 손을 대는 것이 꺼려져 직접 차를 빼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전화를 끊은 이후에도 차는 그 상태 그대로 서 있었고, B 씨는 다시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후 A 씨는 “구급차 자리이기도 하고 주차선 위반에 응급승강기 입구도 막고 있다는 판단에 주차 (금지) 스티커를 조수석 유리에 부착했다”며 “그런데 차주는 스티커를 부착한 것이 화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차도 빼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다”고 토로했다. B 씨는 A 씨를 재물손괴죄로 고소했다고 한다.

이에 병원 측도 B 씨를 경찰에 신고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연락이 온 B 씨가 스티커를 떼주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해 A 씨는 마지못해 수락했다. A 씨는 “병원 이미지를 생각해서 스티커 붙인 자리를 티도 안 나게 말끔히 제거해 줬다”며 “그런데 5일이 지나 (B 씨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려서 보건소에 민원이 걸렸다”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의견을 구했다.

실제 A 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응급실 전용이라고 적힌 승강기 입구 앞에 삐딱하게 서 있다. 주차된 차량과 승강기 문과의 간격은 휠체어도 지나기 어려울 정도로 좁아 보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 사람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면 어쩔 뻔했나” “본인이 당해봐야 후회할 듯”이라는 등 차주를 비판했다.

현행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구급차의 응급환자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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