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코인, ‘김남국 파문’ 후 추락… 장현국 대표 안간힘에도 백약이 무효
‘김남국 코인 파문’ 후 하락 폭 확대
장현국 사재 털어 매입했지만 역부족
코인원으로 한정된 거래창구도 한계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위믹스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가 자신의 급여를 털어 매입에 나섰고 골프대회까지 여는 등 ‘위믹스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위믹스는 지난 5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자주 매매까지 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됐던 코인이다. 한동안 가격이 반등하는 듯했던 위믹스는 김 의원의 ‘코인 스캔들’에 얽히며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고,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 최고점 대비 78% 하락… ‘김남국 파문’ 후 약세 지속
13일 오후 3시 기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에서 위믹스는 전날보다 0.1% 내린 769.2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2월 21일 3540원에서 약 7개월 만에 78.3% 하락했다. 최근 한 달간 위믹스 가격은 줄곧 700원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믹스는 지난해 말 유통량을 허위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곳으로부터 상장 폐지 처분을 받은 뒤 지난 2월 16일 코인원에서 거래가 재개됐다. 재상장 후 투자가 몰리면서 한동안 강세가 지속됐고, 발행사인 위메이드 역시 위믹스 거래 재개 첫날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위믹스 가격은 3월 이후 점차 하락했다. 두나무 등 코인원을 제외한 다른 대형 거래소들이 여전히 위믹스의 재상장을 거부한 데다,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검증된 대형 코인으로 몰리면서 이내 거품이 빠진 것이다.
4월 이후 조금씩 살아나던 위믹스 가격이 추락한 것은 5월 초 김남국 의원의 코인 대량 보유·매매 파문이 드러난 이후부터다. 검찰과 금융 당국의 조사 결과 김 의원은 수십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보유했고, 의정 활동을 하던 중에도 수시로 매매를 해 왔던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김 의원이 어떤 경로로 대량의 위믹스를 손에 넣었는지에 대한 의혹도 증폭됐다.
5월 초 1700원대였던 위믹스 가격은 김 의원 파문 이후 열흘 만에 800원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반등하지 못한 채 700~800원대 가격에서 움직이고 있다.
◇ 골프대회까지 열어도 ‘백약이 무효’
김 의원 파문으로 함께 홍역을 치렀던 발행사 위메이드는 최근 장현국 대표이사가 나서 위믹스를 다시 띄우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급여를 전부 털어 위믹스 6만9000여개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줄곧 급여와 지분 배당금으로 위믹스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위메이드를 떠날 때까지 급여는 전부 위믹스를 사는 데 쓸 것이며, 절대로 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는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부산 해운대에서 ‘위믹스 KLPGA 챔피언십′ 골프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히는 등 위믹스 관련 마케팅과 홍보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장 대표가 이처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위믹스가 계속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경우 위메이드의 존립 기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는 올해 상반기 8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281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에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321억원에서 580억원으로 늘었다. 위믹스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이 코인이 거래 수단으로 활용되는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게임마저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약 3400만개의 위믹스를 보유 중인데, 올해 들어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자산 가치도 28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 거래창구 코인원만으로 역부족
가상자산시장 관계자들은 위믹스의 국내 거래 창구가 너무 한정적인 점을 가격 반등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현재 코인원을 제외하고 업비트와 빗썸, 코빗, 고팍스 등 다른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위믹스를 거래할 수 없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시장 거래소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가 막혀 있어 투자자들을 제대로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성 논란도 위믹스의 반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과 솔라나 등 여러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성이 있다고 봤다. 국내 금융 당국이 미국의 기준을 따를 경우 게임사의 자체 발행 코인인 위믹스 역시 증권성이 있다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위믹스가 증권성 자산으로 분류될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 당국의 세밀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등 검증된 가상자산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굳이 위험이 큰 위믹스를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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