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마중 나와 기지 안내…김정은 ‘로켓 기술’ 폭풍 질문
푸틴, ‘지각 대장’ 악명과 다르게 30분 먼저 도착 ‘성의’ 보여
김, 만찬장서 “패권 악의 무리 징벌…정의의 싸움에서 승리”
회담 모두발언 실시간 공개…만찬 후 푸틴 배웅 받으며 떠나
지난 10일 평양에서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13일 오후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인근 기차역에 도착했다. 러시아 측 인사들의 환영을 받으며 열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전용 차량을 타고 오후 1시쯤 우주기지에 도착했으며, ‘지각 대장’으로 악명 높은 푸틴 대통령은 30분쯤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직접 마중하는 ‘성의’를 보였다.
전용 차량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며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잘 오셨다”며 맞이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이렇게 바쁜 속에서도 우리를 초청해주시고 환대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실내로 안내하며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라고 소개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걸으며 우주기지 내 시설을 소개했고, 김 위원장은 방명록을 작성했다. 그 옆에는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첫 우주 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타스통신은 “(우주기지를 둘러보는 동안) 북한 지도자는 주의 깊게 (설명을) 경청했고, 로켓 연료의 특성과 발사체의 낙하 위치, 이동 원리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식 만찬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만찬장에서 “우리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패권과 팽창 야망을 추구하는 악의 무리를 징벌하고 안정적인 발전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정의의 싸움에서 반드시 위대한 승리를 쟁취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 자신의 방문이 “북·러관계를 깨지지 않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진정한 친구이자 북·러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지지했던, 북한을 세운 뛰어난 정치인들이 제시한 길을 단호하고 자신 있게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만찬 메뉴로 무화과와 천도복숭아를 곁들인 오리 샐러드, 캄차카반도산 킹크랩으로 만든 만두, 물고기 수프를 이어 메인 요리로 감자·버섯을 곁들인 철갑상어와 구운 야채를 곁들인 쇠고기 스테이크가 나왔고, 디저트로는 잣과 연유를 곁들인 바다 갈매나무 셔벗과 타이가 링곤베리, 주류로는 러시아 남부 디브노모르스코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레드 와인이 제공됐다고 전했다. 만찬을 마친 뒤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다시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우주기지를 떠났다.
두 정상은 모든 일정을 비밀리에 진행했던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은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일정을 마친 뒤 약 1000㎞를 이동해 이곳에 도착했다.
선명수·박광연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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