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무슨 일 일어날까봐 걱정돼” 감독도 조마조마, 팀 때문에 기록도 손해봤나

김태우 기자 2023. 9. 1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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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모처럼 휴식을 취한 샌디에이고 김하성
▲ 김하성은 7월 중순 이후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부지런히 달려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12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경기가 끝난 뒤 13일 선발 라인업에 대한 작은 힌트를 줬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휴식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멜빈 감독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가 지금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뭔가가 일어날 것을 걱정하게 된다. 그는 작지만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경기에 뛴다”면서 “그가 정말 걱정된다”면서 김하성의 체력과 플레이스타일이 부상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이라 염려했다. 한 번쯤 쉬게 해줄 타이밍이 됐다는 의미와 같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또한 ‘멜빈 감독은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을 더 자주 쉬게 하고 싶었지만, 샌디에이고가 순위를 만회하려고 시도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말을 계속 달리게 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면서 ‘팬그래프에 따르면 시즌이 거의 다 끝난 지금 시점, 샌디에이고는 0.1%의 확률로 와일드카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서 샌디에이고가 시즌을 던질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김하성의 차례’라고 했다.

김하성은 팀의 핵심 선수라고 해도 이제는 손색이 없다.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그래서 주전 선수들의 휴식을 주기는 제격이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지렛대 삼아 주축 선수들의 수비 이닝을 조절할 수 있었다. 기록으로 드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공헌도도 엄청났던 것이다.

이를 테면 잰더 보가츠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하면 김하성이 유격수로 갔다. 보가츠는 쉬거나 혹은 지명타자로 뛴다. 매니 마차도의 휴식이 필요하면 김하성이 3루로 갔다. 보가츠가 유격수로 나서고, 2루에 다른 선수를 쓰며 마차도를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이 과정에서 김하성은 ‘혹사’를 당한 점이 있었다.

다른 선수들을 먼저 지명타자로 넣다 보니 김하성은 이 포지션, 저 포지션을 오가며 계속해서 선발 출전해야 했다. 김하성은 지난 7월 22일 디트로이트전부터 12일 LA 다저스전까지 팀이 치른 48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고, 교체 출전을 포함하면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7월 10일 메츠전부터 56경기에 모두 나갔다.

▲ 김하성은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에서 쉬지 않고 나서고 있다
▲ 주루에서도 열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김하성은 체력 소모가 큰 스타일이다 ⓒ연합뉴스/EPA
▲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김하성의 전반적인 공격 지표도 떨어졌다 ⓒ연합뉴스/AP통신

사실 중앙 내야수가 56경기에 한 번도 안 쉬고 나간 것은 전례를 찾기 쉽지는 않은 일이다. 3연전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낮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있는데 대다수 팀들은 돌아가며 선수들을 쉬게 한다. 이를 고려하면 김하성은 체력이 떨어질 법도 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팀으로서는 김하성을 빼기가 어려웠다. 로스터가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김하성이 빠지면 팀 전력의 큰 손해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팀 성적이 여유가 조금 있으면 그 손해를 감수하고 김하성에게 휴식을 줄 법도 했지만, 샌디에이고의 사정도 그렇지 못했다.

시즌 중반 승률 5할 아래로 처진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이를 만회하는 게 급선무였다. 김하성을 포함한 대다수 선수들이 계속 경기에 나가야 했다.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팀이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리기로 하면서 이런 양상은 더 뚜렷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은 계속 경기에 나갔고, 사람인 이상 체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타격 성적에서도 손해를 보는 양상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수비 부담이 심한 포지션이기에 더 그렇다. 김하성이 소화하는 중앙 내야는 움직임이 많다. 여러 가지 플레이에 대비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 포수 다음으로 체력 부담이 심한 포지션을 보통 키스톤 포지션(2루수‧유격수)으로 보기도 한다. 김하성은 올해 2루수로 777⅔이닝, 3루수로 245⅓이닝, 유격수로 128⅓이닝에 나갔다. 합계 1151⅓이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 수비 소화다.

게다가 김하성은 베이스에서도 활발하게 뛰는 선수다. 도루만 벌써 30개를 훌쩍 넘겼다. 그 과정에서 타격 성적도 손해를 봤다는 징후가 있다. 김하성은 연속 경기 출전이 시작됐을 때까지만 해도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김하성은 6월 27경기에서 타율 0.291, OPS(출루율+장타율) 0.844를 기록했다. 7월 24경기에서는 타율 0.337, OPS 1.000의 절정의 성적이었다.

▲ 팀 사정 속에서 제대로 된 체력 관리가 아쉬웠던 김하성 ⓒ연합뉴스/EPA
▲ 12일 휴식을 취한 김하성은 13일부터 다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EPA

그러나 8월 중순 이후 타격감이 떨어지며 8월 28경기에서는 타율이 0.273, OPS 0.752로 떨어졌다. 이어 9월 10경기에서는 타율 0.195, OPS 0.462에 머물고 있다. 완전히 지쳤다는 것이 타구의 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성적이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면 김하성에게도 적절한 휴식을 챙겨주고, 이 휴식은 시즌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는 연료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었고, 김하성의 최근 30경기 타율은 0.217로 떨어지며 시즌 타율 또한 0.270으로 떨어졌다. 아쉬운 대목이자, 내년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쓰는 매뉴얼을 바꿀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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