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쓰러지는 기업들…'워크아웃 호흡기'마저 뗀다

김남이 기자 2023. 9. 1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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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의 신속한 정상화를 돕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제도가 한 달 뒤 중단될 위기다.

워크아웃의 근간이 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이 다음달 종료된다.

기촉법 종료되면 부실기업 지원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제도는 회생절차 대비 부실정도가 낮은 기업에 효과적인 구조조정 수단"이라며 "부실징후기업의 잠재부실에 선제적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촉법 연장이나 상시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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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의 신속한 정상화를 돕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제도가 한 달 뒤 중단될 위기다. 워크아웃의 근간이 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이 다음달 종료된다. 고금리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부실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구조조정 수단이 사라지는 셈이다. 기촉법을 중심으로 마련한 다양한 기업 지원 방안도 방향을 잃게 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15일 기촉법이 종료(일몰)된다. 여야가 각각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가 지연되면서 사실상 연장이 어렵게 됐다.

국내 기업 구조조정은 △자율구조조정 △워크아웃 △회생절차 등 3단계로 구분되는데 기촉법은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법이다. 워크아웃은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실징후 기업이 만기연장과 자금지원 등을 받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채권은행 주도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기촉법은 IMF 위기 당시 기업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됐다. 한시법이지만 5번의 연장을 거쳐 20년 넘게 운영되면서 워크아웃이 주요 구조조정 방안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기촉법 종료되면 부실기업 지원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라 한계기업의 누적된 잠재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워크아웃은 기업의 정상화 가능성(34.1%)이 법원회생절차의 약 3배 수준이고, 중소기업 정상화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채권은행 신용위험평가 세부평가 대상은 3588개로 전년보다 6.4%(215개) 증가했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위험평가는 최근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은행이 외부로부터의 추가적인 자금유입 없이는 정상적인 채무이행이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판단한 부실징후기업(C·D등급)은 지난해 185개로 전년보다 15.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5대 은행이 부실징후로 넘어 갈 수 있다고 평가한 기업(B등급)은 665개에서 846개로 크게 늘었다. 잠재적 부실기업이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 한계기업 증가 대책 물거품
기촉법이 일몰되면 금융당국이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한계기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도 무용지물이 된다. 금융당국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워크아웃기업에 자급대여와 지급 보증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을 지난해말 개정했다.

이에 캠코는 워크아웃 기업 대상으로 금융·비금융을 종합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난 3월 내놨다. 일시적으로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워크아웃기업에 긴급 필요자금을 대여해 기업의 영업 능력을 회복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지난달 말까지 워크아웃기업 4곳에 35억원의 운영자금을 대여해줬다.

하지만 기촉법이 종료되면 워크아웃 기업 지원 근거가 없어져 해당 지원제도를 운영할 수 없다. 워크아웃 절차에 필요한 자산·부채 실사 비용을 일부 무상지원하거나 저리로 대여하는 등의 방안도 준비했으나 무용지물이 된다.

금융당국은 기촉법이 일몰되면 기업구조조정 운영협약(자율협약)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과거 기촉법 일몰 기간에도 자율협약을 통해 대응한 바 있다. 다만 자율협약은 강제성이 떨어지고, 채권단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하는 한계가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제도는 회생절차 대비 부실정도가 낮은 기업에 효과적인 구조조정 수단"이라며 "부실징후기업의 잠재부실에 선제적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촉법 연장이나 상시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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