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기업들 실적 악화에도… 80%가 R&D 투자 늘렸다
“美 제재가 오히려 성장 계기”
중국 반도체 기업 상당수가 올 상반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 테크 제재가 강화되면서 중국 당국의 전폭적 지원 아래 반도체 자급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상장된 146개 반도체 기업의 올 상반기 총 매출은 2201억위안(약 40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특히 이들 기업의 총 순이익은 58% 줄었다. 스마트폰, PC 등 중국 내수 시장 침체 영향이 컸다.
극심한 실적 악화 속에서도 전체 중국 반도체 상장사 중 80%가 올 상반기에 기술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더 늘렸다.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SMIC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 순이익은 52% 감소했는데 R&D 지출은 5% 늘렸다. 자오하이쥔 SMIC 대표는 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술 개발 투자를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저조한 실적에도 투자를 늘리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든든한 보조금 지원이 있다. 중국 당국은 미 제재 강화로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을 쓸 수 없게 되면서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兆) 단위의 돈을 뿌리며 반도체 자립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3000억위안 규모의 반도체 지원 펀드까지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계 내부적으로도 미국 제재로 인한 충격을 기술력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최근 화웨이가 미 제재를 뚫고 첨단 7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이런 흐름이 더 거세졌다. 중국 반도체협회 집적회로설계분회 이사장인 웨이샤오쥔 칭화대 교수는 닛케이에 “미국의 대중 규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중국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은 결국 중국 반도체 산업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이라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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