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평서 쉬웠던 수학 어려워지고 과탐Ⅱ에 최상위권 몰릴 것”
국어-영어는 모평과 유사한 수준… 킬러문항 대신 준킬러 늘어날 듯
언어와 매체-미적분 고득점에 유리… 과탐Ⅱ 표준점수 얻기 더 어려워져
모평 결과 잘 나왔어도 방심은 금물… 출제 기조 의식 말고 공부패턴 유지
● 수학 난도 높아질 가능성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영어는 어렵고 수학은 다소 쉬웠지만, 수능에 이러한 출제 기조가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수학의 경우 주관식 ‘킬러’ 문항이 빠져 사실상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출제에서는 중·고난도 문항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국어와 영어는 9월 모의평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학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수능 영어가 평이하게 출제됐는데도 직전 9월 모의평가 때 워낙 쉽게 출제됐던 탓에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매우 높았다”면서 “수학이 쉬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상황이라 평가원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도를 조금만 올려도 체감 난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팀장도 “올 수능에서 수학은 어떻게 출제될지 가장 예단하기 어려운 과목”이라고 짚었다. 그는 “9월 모의평가를 보면 국어의 경우 예년과 달리 문학이 중요해졌다는 점을 고려해 학습 시간을 안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수능까지 수험생을 변별하는 핵심 과목이었던 수학이 9월에 쉽게 나왔지만 수능에서는 난도 조절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탐Ⅱ 선택 몰려 최상위권 경쟁 치열
올 수능에서도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부터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가, 수학에서는 ‘미적분’이 어렵기 때문에 ‘화법과 작문’(국어), ‘확률과 통계’(수학)에 비해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 이 때문에 점수만 보면 ‘언어와 매체’와 ‘미적분’을 선택하는 것이 입시에 유리한 상황이다.
11일 평가원이 발표한 올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보면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은 23만5100명(49.2%)으로 2021년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래 ‘확률과 통계’(46.7%)를 선택한 수험생 수를 처음 앞질렀다. 통상 문과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많이 선택한다.
탐구 영역에서는 과학탐구Ⅱ(지구과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물리학Ⅱ)를 선택한 학생이 크게 늘면서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 수능에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한 수험생은 지난해(1만5989명)보다 4900명 늘어난 2만889명으로 집계됐다. 6월 모의평가에서 과학탐구Ⅱ 4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90점대를 형성하자 이과 계열 N수생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올 수능에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하면 고득점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과 계열 N수생들이나 과학탐구Ⅰ을 택했던 재학생들이 선택과목을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과학탐구Ⅱ의 평균 학력 수준이 올라가 표준점수 받기가 유리하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3월 교육청의 전국연합학력평가부터 6월 평가원 모의고사까지는 과학탐구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98점에 이를 정도로 높아지면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한 수험생이 고득점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가 2024학년도 입시부터 과학탐구Ⅱ를 필수 지정 과목에서 제외했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더 과학탐구Ⅱ에 몰리고 있다.
● ‘킬러 문항 배제’ 관계없이 공부해야
김 실장은 “문제 풀이 기술을 연습하거나 새로운 문제 유형을 많이 접해 보는 것보다 깊고 종합적인 사고로 익숙한 지문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공통과목이 어렵게 나오는 추세라 학습 시간을 안배할 때 공통과목을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면서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차분하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학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팀장은 “올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는 여전히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9월 모의평가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보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어가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부 방법을 아예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킬러 문항 배제’라는 출제 기조를 크게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공부해 오던 패턴대로 끝까지 최고의 점수를 받겠다는 각오로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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