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2043년 세 쌍둥이
안양에서 세 쌍둥이가 태어났다. 지난 5월이다. 호계동에 사는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이 백일을 맞은 지난 11일 안양시가 출산지원금 1천600만원과 다양한 축하용품을 선물했다. 저출산이 심각한 시대, 신생아 3명이 동시에 태어났다는 소식만으로도 안양 지역사회가 오랜만에 훈훈해하고 있다.
△20년 뒤 이들 세 쌍둥이가 대학에 입학할 때를 상상해 본다. 2043년. 수험생이 없어 입시 전쟁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은 학생을 모시기 위해 장학금과 각종 인센티브를 주지만 누구나 들어가는 대학은 인기가 없다. 세 쌍둥이는 장학금을 받고 서울대와 명문 사학을 놓고 고민하다 서울대에 입학했다. 대학들의 잇따른 폐교로 잉여 교직원 대량 실업 사태와 지역경제 침체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물론 엉뚱한 상상으로 웃어 넘길 수도 있지만 저출산에 따른 곧 다가올 사회 위기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조사됐다. 전년의 0.81명보다 줄었다. 출생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라는 분석이다. 출산 관련 통계는 더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매년 최저를 향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지역 소멸과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역 소멸은 경기도도 예외일 순 없다. 지난 12일 경기언론인클럽이 주최한 ‘지역 소멸, 경기도 안전한가?’ 토론회에서 나온 결론이다. 앞으로 44년 뒤 도내 31개 시·군 중 30개 시·군이 소멸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속 시원한 해답을 듣긴 어렵다. 국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기는 2%가 아니라 200% 부족하다. 백일 맞은 세 쌍둥이의 미래,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이 가동돼야 하지 않을까.
이선호 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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