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송도에 글로벌 첨단 특화병원... 차선의 선택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야생화가 지천인 벌판이 있다. 가을이면 코스모스와 개양귀비꽃이 만발한 포토존으로 변한다. 본래는 송도국제병원이 들어설 자리다. 당초의 투자개방형 병원 유치가 무산하면서 20년째 나대지로 버려져 있다. 평당 수천만원대의 금싸라기 야생화 단지다. 모래 벌판의 송도를 국제도시로 키우려면 2가지 앵커시설이 필요했다. 국제학교와 국제병원.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기본 인프라다.
국제학교는 2010년 가까스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국제병원은 힘겨운 씨름만 거듭하다 주저앉았다. 2005년에는 뉴욕 프레스비테리안병원이 문을 두드렸다. 2009년에는 서울대병원과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이 병원을 지으려 했다. 그러나 2년만에 손을 들었다. 당시 존스홉킨스 측은 “파트너십은 끝났다. 입법 지연이 큰 문제였다.”고 했다.
그런 송도국제병원 터가 오랜만에 지지개를 켤 모양이다. 난임 치료와 줄기세포 치료, 안티에이징 등에 특화한 병원을 세운다는 계획이 나왔다. 인천경제청이 최근 차병원 재단 측과 글로벌 특화병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 협약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사업 추진의 큰 틀을 맡는다. 차병원은 병원 콘텐츠를 그리고 세부 건축계획을 세운다. 인천경제청은 이 글로벌 특화병원을 안티에이징·난임치료·줄기세포 치료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난임전문병원과 임상시험센터, 줄기세포치료센터, 바이오-셀은행 등의 의료시설을 들인다. 차의과대학의 송도캠퍼스와 연구시설, 시약 생산시설 등도 포함한다.
인천경제청은 공공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법인이 부지를 매입해 병원을 짓고 차병원에 임대하는 방안이다. 이 사업은 최근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심의도 통과했다. 인천경제청은 차병원재단의 재무건전성과 신용평가 등에 대한 확인도 마쳤다. A+ 등급이었다. 인천경제청은 또 차병원이 세포치료와 난임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점도 평가에 반영했다. 차병원은 국내 유일 배아줄기세포치료 임상 허가를 받았다. 세포배양과 관련해서는 88개의 특허를 가지고도 있다.
당초 계획한 송도의 투자개방형 병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까지 지원했던 제주국제병원도 최근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부지는 병원 외 다른 용도로 바꿀 수도 없다. 그렇다고 국내 대형병원을 유치하기에도 늦었다. 송도의 연세세브란스병원, 청라의 청라아산병원 등과 중복한다. 최첨단 의료·바이오 분야는 글로벌 고부가 산업이다. 글로벌 첨단 특화병원은 최상은 아니어도 차선의 선택은 된다. 국제도시 인천을 향한 미래지향적 대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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