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못거는 우주청… 與 “차관급 외청” 野 “대통령 직속기구” 맞서

신나리 기자 2023. 9.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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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3일 국회에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우주항공청법)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지만 우주항공청 소속과 위상을 둘러싸고 공방만 이어갔다.

정부 여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을 두고 "업무 효율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차관급 외청을 만들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대통령 직속의 장관급 우주전략본부로 격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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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부안, 청장 리더십 행사 못해”
與 “우주위원장인 대통령이 총괄”
“대전 vs 경남, 소재지 다툼” 지적도
尹 “인도는 달에 우주선 보내는데… 이유없는 반대, 국민 심판 받을것”

여야가 13일 국회에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우주항공청법)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지만 우주항공청 소속과 위상을 둘러싸고 공방만 이어갔다. 정부 여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을 두고 “업무 효율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차관급 외청을 만들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대통령 직속의 장관급 우주전략본부로 격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추석 연휴 전까지 우주항공청 설립 문제를 결론 짓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 소재지를 놓고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정부가 목표로 한 연내 개청은 고사하고 내년 총선 전까지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여야, 속내는 소재지 다툼” 지적도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를 열고 정부가 4월 제출한 우주항공청법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공청회에서 각 부처에서 독립된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 산하 장관급 기구(우주전략본부)로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과방위 안건조정위원장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가 우주위원회를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과기부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고 우주항공청장이 간사를 맡는 것이 적합하느냐”며 “우주항공청장이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하영제 의원은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이 국가우주위원장을 맡아 정부를 총괄할 수 있다”며 “우주 강국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변두리를 돌 것이냐. 빨리 힘을 결집해 (우주항공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을 만들자”고 반박했다. 여권은 야당이 주장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언뜻 윤 대통령을 띄우려는 것 같지만 위원회와 본부가 집행 기능이 없어 사실상 손발을 묶어 두려는 셈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속내는 소재지 다툼”이란 시각도 있다. 특히 우주 연구를 담당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우주항공청 흡수 여부를 놓고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대전 유성갑이 지역구인 조 의원 등 민주당 대전 지역구 의원들이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생길 경우 대전 소재인 항공우주연구원의 인재 유출 등을 우려해 설립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 의원의 지역구는 경남 사천-남해-하동이다.

경남 지역의 여당 의원은 “최근 여야 물밑 합의 과정에서 야당이 ‘어떤 식으로든 항우연은 대전에 존치한다는 확약을 하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의원은 통화에서 “우주항공청 입지 문제에 대해선 한 번도 얘기한 적 없고 관심이 없다”고 반박했다.

● 尹 “인도는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인공지능(AI) 도약회의’에서 “인도는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데, 우주항공청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가로막혀 있다”며 “아무런 이유 없이 무조건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우주항공청과 인도우주청의 우주 협력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는데 정작 국회에서 특별법이 발목 잡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법 전문가인 정영진 국방대 교수는 “많은 나라들이 많은 재원을 투자해 우주 탐사 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많은 면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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