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사드 정상화-홍범도 흉상 이전 앞장… 대통령실과 교감

전주영 기자 2023. 9.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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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부처 개각]
국방부 장관 후보자
신임 장관 후보자들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김행(여성가족부), 신원식(국방부) 장관 후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장관 3명이 동시 교체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여권 핵심 관계자는 1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교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뒤 윤석열 대통령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안다”며 “신 의원의 입각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 난맥상을 해소할 적임자로 윤 대통령이 신 의원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하고 입각 준비를 지시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현역 시절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3사단장,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등 정책·야전 요직을 두루 거쳐 국방 정책 및 작전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육군사관학교 37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육사 동기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에도 국방부 장관 물망에 올랐다.

● 尹, 검찰총장 물러난 뒤 국방안보 조언 요청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신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에서 여당 간사를 맡으며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을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환경영향평가 논란,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서 앞장서 목소리를 내면서 대통령실의 국방안보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해 왔다. 신 후보자의 메시지는 대통령실 및 국민의힘 핵심부와의 교감을 통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여러 경로로 신 후보자에게 국방안보 분야 관련 조언 등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윤석열 대선주자 캠프 측에서 국방안보 분야 인사로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신 의원은 이를 고사하고 유승민 전 의원 캠프에 합류했다. 신 후보자는 올해 초 “(유 전 의원의) 언행에 실망했다”면서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신 후보자는 대선 후 국방위 여당 간사로서 외교안보 분야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신 후보자의 메시지에 관심을 보이며 신 후보자를 이전에도 만난 적 있다는 인연을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신 의원을 “선배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군 안팎에선 신 후보자가 엄중한 안보 위기 속에서 군 통수권을 확고히 보좌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이명박 정부 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맞서 ‘김관진 카드’를 쓴 것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강한 목소리를 내온 국방수장을 낙점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 국방 정책에서 북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신 후보자를 통해 북한에 던지는 경고 의미도 담겨 있다는 것.

신 후보자는 장관으로 취임하면 ‘군대다운 군대’, ‘강한 전투력을 가진 군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병 정신전력 강화와 확고한 지휘계통 확립 등 ‘무형의 전투력’을 강화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군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주위에 피력했다고 한다. 신 후보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홍범도함(잠수함) 명칭 변경 문제와 관련해선 “여러 고려할 요소가 있는 만큼 (취임 후) 시간을 두고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 “개각 대상 장관 사표 수리 안 해”

윤 대통령은 이 장관과 함께 교체 대상으로 발표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제출한 사표 모두를 안보 공백 등의 이유로 수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내달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내달 10일부터 시작되고 이달 말로 예정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도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어 변수가 복잡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개 부처 장관 모두 지연된 인사다. 교체 요인이 있음에도 기회를 줬지만 충분한 업무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연말로 넘어가고 총선을 앞둔 상황에선 개각이 쉽지 않아 장관 교체를 늦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신원식 후보자 △경남 통영(65) △육군사관학교 37기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 △21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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