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가 그렸나? 40년 위작 논란에 영국 AI는 “진짜” 스위스 AI는 “가짜”
영국 미술계에서 때아닌 인공지능(AI)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중에게 공개된 후 40년간 위작 논란을 일으키던 한 작품을 AI가 이탈리아의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의 작품으로 판명했기 때문이다. AI의 진품 판단에 대해 일부 미술계 전문가가 “신뢰할 수 없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또 다른 AI가 이 작품이 위작일 확률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AI가 작품 제작에 머무르지 않고 평가까지 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지난 9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위스 스타트업 ‘아트 레커그니션(Art Recognition)’은 자체 개발한 회화 분석 AI를 이용해 위작 논란이 이어지는 작품 ‘드 브레시 톤도(de Brécy Tondo)’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진품이 아닐 확률이 85%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트 레코그니션 측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학습해 구도, 색감, 붓질의 특징 등을 반영해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반면 앞서 AI를 활용해 이 작품을 진품이라고 판정한 하산 우가일 브래드퍼드대 교수는 “우리 AI는 인간의 눈보다 더 깊이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다”며 “붓질이나 안료 같은 디테일을 비교한 결과 이 작품이 라파엘로 것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아트 레커그니션은 앞서 영국 내셔널 갤러리가 보유하고 있는 루벤스의 ‘삼손과 델릴라’,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베첼리오의 ‘연인의 저녁 풍경’ 등 수백억 원 가치로 인정받는 작품들도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 논란을 일으켰다.
미술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AI로 작품의 진위를 확인하는 일이 대세가 됐다. 그러나 주류 미술계에서는 이런 ‘AI 감별사’가 엑스레이 분석처럼 또 다른 도구에 불과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AI 판별이 권위를 갖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 전문가인 티머시 클라프 전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관장은 “AI를 통해 기계적으로 그림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활용 가능성은 정말 흥미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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