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게 없는 왕따들의 회담"…美언론, 북러 정상회담 집중 조명
CNN "러, 탄약·포탄 부족-北 현금·식량·미사일 기술 부족"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왕따들의 회담'이라고 규정하면서 회담 과정은 물론 내용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회담의 분명한 메시지를 강조했다"면서 "서방의 '왕따'인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을 추구하는 김 총비서를 고립시키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에 반발해 서로를 최대한 지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김 총비서에게 러시아는 팬데믹 고립과 수년간의 제재 이후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과 식량난에 처한 가운데 경제적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총비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러시아와 국경을 공유하는 나라의 지도자의 주목할 만한 스탠스이지만, 국제사회에서 양국 모두의 곤궁한 입장을 고려하면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며 "세계적인 제재가 가중되는 상황에 직면해 왕따들이 함께 뭉쳐 잃을 게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WP는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 아무르주(州)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데 대해선 "이례적인 장소 선택은 김 총비서의 우선관심 사안인 우주 기술에 초점을 맞춘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모두 서방에 의해 고립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에게 북한 지도자의 중요성을 격상시켰다"며 "푸틴 대통령의 침공은 거의 19개월간 계속되고 있고, 그(푸틴 대통령)는 동맹국이 필요하며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할 용의가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들 중 하나"라고 밝혔다.
NYT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데 대해 "이는 김 위원장의 드문 해외 방문기간 중 처음으로 미사일 시험을 수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회담 장소인 우주기지에서 김 총비서를 기다리는 동안 '위성과 로켓과 관련해 북한을 도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것이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라고 답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NYT는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더 많은 탄약과 무기가 필요하고, 김정은은 체제 보장을 위해 발전된 군사 기술을 비롯해 식량과 연료가 절실하다"며 "이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을 감내하고라도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CNN 방송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양국이 국제적 고립에 직면한 가운데, 두 정상들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났다"고 소개했다.
CNN은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것에 주목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18개월 이상 계속된 전쟁으로 군이 타격을 받은 후 탄약과 포탄의 새로운 공급이 필요한 반면,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수년간 국제 제재에 직면해 온 북한은 현금과 식량에서부터 미사일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제재를 받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북러간 잠재적인 무기 거래가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고 경고한 후 이뤄졌다"고 상기시켰다.
NBC방송 역시 "김정은과 푸틴은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몇 시간 동안 북한의 지도자가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의 전쟁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서바으이 우려를 증폭시키는 드문 회담을 개최했다"고 전했다.
NBC는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김정은에게 3년간의 팬데믹 고립 이후 처음인 드문 해외 방문이며, 러시아의 전쟁이 (러시아에게) 남아 있는 소수의 친구들의 중요성을 얼마나 높였는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NBC는 또 존 박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가 북러 정상간 합의사항의 대부분은 사전에 결정됐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은 사전에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는 한 이처럼 만나지 않는다"고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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