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의 거짓, 기대 그 이상

이학범 2023. 9. 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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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거짓' 인게임 이미지.
올해 국내 최고의 기대작을 꼽는다면 많은 이들이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을 꼽을 것이다. 고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 소울라이크 게임으로 리메이크한 'P의 거짓'은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국산 게임 최초로 3관왕에 오르며 글로벌 기대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정식 출시에 앞서 미리 플레이한 'P의 거짓'은 기대치를 오히려 뛰어넘는 느낌을 준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장르의 장점을 훌륭히 계승하면서 독특한 시스템으로 차별점을 갖추며 독자적인 게임으로 거듭났다. 특히 자신만의 무기를 활용해 높은 난이도의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는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탁월한 점이다. 데모 버전에서 확인한 세심한 설계와 훌륭한 최적화에 다양한 이야기와 콘텐츠들이 더해져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본 리뷰는 출시 전 스포일러를 피하고자 이야기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줄이고, 게임 플레이와 시스템에 대해서만 다뤘다. 'P의 거짓' 세계관 속 이야기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직접 경험해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인간과 인형 사이에서 벌어지는 선택과 결과 속에서 오랜 여운을 남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화나지만,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되는 매력

'P의 거짓'에서 사망 시 등장하는 장면.
'P의 거짓'은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소울라이크 장르의 특색이 잘 구현됐다. 다양한 구간에서 온갖 함정과 특별한 적들이 이용자를 기다리고 있으며, 강력한 보스들은 높은 피해량으로 방심한 순간 죽음을 선사한다. 처음에는 약한 캐릭터를 탓하지만, 이내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해 공략법을 구상하고, 플레이어 스스로가 성장하면서 클리어하는 특별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P의 거짓'에서 처음 가보는 길이라면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 한다. 발 밑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숨겨진 적들이 일순간 나타나 공격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일반 적들도 보스에 준하는 공격력과 각각의 공격 방식을 갖고 있어, 한순간의 방심은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P의 거짓' 절벽에 메달려서 숨어있는 NPC들.
'P의 거짓' 절벽에 메달려서 숨어있는 NPC들.
일정 구간만 지나면 부활 지점으로부터 특정 지점까지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Shortcut) 구간이 다수 마련돼, 동일 구간을 오랫동안 반복하는 피로도가 크게 줄었다. 강력한 적을 마주했을 때 지나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빠르게 지름길을 확보한 후 부활 지점까지의 거리를 좁힌 후 상대할 것을 권장한다.

소울라이크의 핵심, 패링은 '퍼펙트 가드' 시스템으로 구현됐다. 일반 가드는 피해를 경감시키는데 그치지만, 정확한 공격 순간에 가드를 사용하면 피해를 모두 막을 수 있는 퍼펙트 가드가 발동된다. 보스를 비롯한 일부 적들은 몸이 붉게 변하며 회피와 일반 가드로는 막을 수 없고, 퍼펙트 가드로만 방어할 수 있는 '퓨리 어택'을 사용하기도 한다.

퍼펙트 가드는 붉은 빛으로 확실하게 판정을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의 체력에 보이는 희미한 붉은 수치가 회복 가능한 '가드리게인' 수치.
퍼펙트 가드가 어렵다면 일반 방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퓨리 어택 공격을 제외하고, 일반 방어로 적의 공격을 막아냈을 때는 '가드 리게인' 시스템이 적용돼 적에게 입은 피해량의 일부만큼 적을 공격하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방어를 적극 활용하면서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P의 거짓' 보스전.
보스들은 상당한 난이도를 갖추고 있다. 데모 버전에서 공개된 초반부 보스들의 난이도로 'P의 거짓'의 난이도를 평가하는 일은 섣부른 판단이다. 초반부 보스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에 속하며, 오히려 초반부 중간 정예 적들이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조작 방법을 익히고 실력에 자신이 생겼을 즈음, 정말로 강력한 보스가 나타나 왜 'P의 거짓'이 소울라이크 장르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막강한 보스 난이도에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다양한 곳에서 획득 가능한 '별의 조각'을 활용해 조력자를 보스전에서 활용할 수 있다. 조력자는 보스의 공격을 대신 받아줄 뿐 아니라 공격과 방어를 함께하는 든든한 동료가 된다. 능력치 중에서 공격력을 높게 올렸다면 조력자가 보스의 공격 패턴을 방어하는 동안 자유롭게 공격을 넣을 수 있는 순간이 마련돼, 보스를 보다 쉽게 돌파할 수 있다.

'P의 거짓' 보스전에서 함께 싸우는 조력자.
◆독특하면서 강력한 나만의 무기를 조합하라
'P의 거짓' 장비 강화는 크라트 호텔 NPC 유제니에게서 할 수 있다.
무기 조합 시스템은 다른 소울라이크에서 확인할 수 없는 'P의 거짓'만의 강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보다 강력한 무기를 얻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진 무기를 활용해 공략에 적합한 무기를 찾는 방식이 독특하면서 강력한 나만의 무기를 개발하는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P의 거짓'은 온갖 무기들의 날과 자루를 분리해서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조합할 수 있다. 무기 특성과 공격력은 날을 따라가고, 공격 방식은 자루를 따라간다. 예를 들어 대검 날을 단검 자루와 함께 사용한다면 대검 날을 활용한 빠른 찌르기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반대로 단검 날에 대검 자루를 사용한다면 크게 휘두르는 공격이지만 짧은 날로 인해 실제 공격 범위는 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검 날에 대검 자루를 결합한 모습.
단검 날에 대검 자루를 결합한 공격 장면. 단검에 있는 효과는 그대로 적용된다.
반대로 대형 둔기 망치에 단도 자루를 조합한 모습.
대형 둔기 망치와 단도 자루의 공격 장면. 망치임에도 찌르기 공격이 나간다.
지역을 이동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의 공격 방식과 범위는 충분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스와의 전투에서 한순간의 공격 타이밍을 얻거나 놓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좁은 지역에서의 일반 적과의 전투에서는 무기가 벽에 부딪치면서 공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기 뿐 아니라 아뮬렛을 활용해 캐릭터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아뮬렛은 최대 HP 증가, 스태미너 증가 등 일부 능력의 증가를 제공하지만, 특수 아뮬렛들은 스태미너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회피를 가능하게 하거나, 퍼펙트 가드 시 공격력 증가시키는 등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장신구는 부위 별 상태 이상에 저항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치가 제공된다.

'P의 거짓' 캐릭터 정보 화면. 무게 수치는 우측 상단에서 두 번째에 나타난다.
다만 좋은 아이템으로만 캐릭터를 무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장비 아이템에는 무게가 있어 적재력을 높이지 않으면 일정 무게 이상의 장비는 착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적재 가능 무게의 60%를 넘어서면 '조금 무거움', 80%를 넘어서면 '무거움' 상태가 돼 캐릭터가 느려진다. 특히 특수 아뮬렛은 무게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재력에 투자하거나, 착용 무게를 높여주는 아뮬렛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세계관에 매력을 더하는 다양한 콘텐츠

'P의 거짓'의 맵 곳곳에 위치한 공중 전화가 울린다.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새로운 장소들은 매력적인 외형 요소로 구현됐을 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로 세계관에 깊은 몰입감을 더했다. 이야기가 진행될 때 마다 등장인물 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 특별한 변화가 생겨나, 크라트 호텔 등 다양한 장소의 변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P의 거짓'에서 공중 전화벨 소리,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 환자의 기침소리 등이 들리는 것은 맵 어딘가에서 특정 이벤트를 만날 수 있다는 신호다. 각 이벤트가 매력적인 이야기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 인물들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이용자들이 선택에 따른 결과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다.

'P의 거짓' 세계관 속 등장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
수집 요소도 다양하다. 주인공 P의 코스튬 뿐 아니라, 음반 수집을 통한 축전지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이 마련됐다. 'P의 거짓' 최지원 PD는 "(플레이타임은)소울라이크 경험이 있는 이용자라면 약 30시간을 예상하며,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60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숨겨진 이벤트들을 확인하고, 다양한 인물들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P의 변화에 따른 엔딩이 총 3가지가 제공되면서, 게임을 여러 번 즐길 수 있는 요소도 마련됐다. 또한 무기 조합 시스템이 다회차 플레이에서 클리어 한 보스를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재미도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원작 '피노키오'를 읽은 사람이라면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원작과 관련된 'P의 거짓'의 다양한 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의 거짓' 코스튬.
'P의 거짓' 수집 요소 음반 시스템. 음반 수집은 주인공의 상태에 다소 영향을 끼친다.
'P의 거짓'은 게임스컴 3관왕과 지난 데모 버전 체험으로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무기 조합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요소로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을 갖췄다. 보스를 공략하고 얻는 성취감, 세계관이 주는 몰입감, 다양한 즐길거리 등을 통해 즐거움을 오랫동안 선사한다. 올해 글로벌 인기작들이 다수 출시됐음에도 해외 게임 시상식에서 수상할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컨트롤에 다소 자신이 부족한 이용자들도 오는 19일 출시되는 'P의 거짓'을 즐겨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세계관이 주는 깊은 몰입감과 보스를 돌파하고 얻는 성취감에 나도 모르는 사이 게임에 빠지게 될 것이다.

'P의 거짓' 인게임 이미지.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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