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바르샤에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못 갔습니다, 사비-인혜 때문에...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때는 2008년,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터 크르키치는 한 선수에 꽂혔다.
참고로 크르키치는 유소년 당시 리오넬 메시보다 더 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때 '세기의 신성'이라 불렸던 보얀 크르키치의 아버지다. 당시 크리키치는 바르셀로나 스카우터로 활약하고 있었다.
그가 꽂힌 선수는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뛰고 있던 23세 미드필더였다. 또 그 미드필더는 21세부터 크로아티아 대표팀에 발탁되며, 크로아티아의 미래로 불린 선수였다.
어느 날, 크르키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과 인연이 있던 크로아티아 대표팀 출신 지인의 전화였다. 전화를 받았다. "여기에 당신을 위한 선수가 있다"는 목소리. 크르키치는 영상을 보내라고 했다. 곧 영상을 받았다. 23세 미드필더가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활약하는 영상이었다.
"오 세상에!"
놀랐고, 감탄했다. 크르키치는 당장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전문가로서, 스카우터로서 봤는데, 신과 같은 모습이다."
크르키치는 그 미드필더와 최대한 빨리 약속을 잡았다. 그가 바르셀로나로 날아왔다. 여자 친구와 함께 왔다고 한다.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도 한 바르셀로나. 여자 친구와 며칠을 여행하다 돌아갔다고.
본론으로 돌아와 크르치키는 바르셀로나 캄프누 근처의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영입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얘기는 잘 통했다. 서로의 마음도 확인했다.
"분명히 그는 바르셀로나와 사인을 하고 싶어 했다. 또 완벽한 영어를 구사했다. 확신이 생겼다. 나는 바르셀로나의 책임자에게 이 모든 것을 보고했다."
바르셀로나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을 확신했던 크르키치다. 어쩌면 바르셀로나 역대급 영입이 될 수도 있었다. 선수의 동의를 얻었고, 구단의 최종 결정만 내려지면 끝난다. 그런데 바르셀로나가 이 미드필더 영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 크르키치가 선수를 잘못 본 것일까. 아니다. 크르키치는 선수를 제대로 봤다. 그 선수의 포지션이 문제였다. 그의 포지션 경쟁자로 바르셀로나에는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있었다.
"그 당시 이니에스타는 정상으로 막 오르던 상황이었다. 사비는 이미 세계 최고였다.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에 그 미드필더가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 이 믿을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어린 선수의 앞길을 막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적은 무산됐다."
그 미드필더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바르셀로나에서 거부당한 그는 2008년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4년 후, '운명의 장난'인가. 바르셀로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12년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 그는 여전히 바르셀로나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의 이름은, 루카 모드리치.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루카 모드리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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