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아이들이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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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가 떠나갔다.
자기 나라인 중국으로 돌아간 것을 굳이 떠나갔다고 말하는 이유는 부모는 한국에 있는 채로 아이만 돌아갔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돈벌이보다 자식을 챙기는 게 우선이라고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부모가 멀쩡히 있으면서 아직 어린아이들을 두 번이나 다시 떼어 놓는 게 도리냐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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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돈벌이보다 자식을 챙기는 게 우선이라고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재혼보다 자식이 먼저 아니냐고 얘기할 것이다. 아마 나도 이 이야기를 글로 읽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부모가 멀쩡히 있으면서 아직 어린아이들을 두 번이나 다시 떼어 놓는 게 도리냐고 했을 것이다.
사람 사는 게 단순하지 않다. 가난한 이주민이 아이를 키우는 건 더 단순하지 않다. 가난을 해결해야 하고 아이를 기르고 교육해야 하고, 그리고 이주민이란 걸림돌을 감당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돈벌이 앞에서 장시간 노동이나 장거리 일터를 마다할 수 없고, 불화가 찾아와도 결혼을 감내해야 할 때가 있다.
초등학생 딸아이를 혼자 두고 타일공으로 지방 건설현장에 따라간 이주민 엄마에게 화가 나 있던 어느 날 그녀가 팔목에 받침대를 감고 찾아와 말했다. 아이가 아직 학교에 안 왔다는 전화를 받으면 심장이 쿵쾅대 일을 할 수 없었다고. 스무 바늘은 족히 꿰맸을 그녀의 손목과 눈에 고인 눈물을 보고 나서야 그녀의 애달픔을 알 수 있었다.
이주민이란 괄호 속에 ‘돈을 벌러 온 사람’이라고 써놓고 나니 그들의 생활이 늘 성에 차지 않는다. 자식이 뒷전인 사람으로 읽힌다. 삶의 일부이지만 듣고 보고 만나면서 괄호 풀기를 할 수 있었다. 부모는 다 똑같다. 아이들은 돌아갔지만 왔다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묻어난 부모의 현실과 고뇌가 아이들이 자라는 데 값진 양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종운 서울 구로구가족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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