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회담에 美언론들 “잃을 것 없는 왕따들의 만남”
“김정은 국제 인정 원하고 있어”
미국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년만의 정상 회담을 ‘잃을 것 없는 왕따(pariah) 국가들의 회담’이라며 회담 과정과 결과 등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두 정상간 만남을 담은 소식을 온라인 홈페이지 최상단에 올려놓고 실시간으로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70세의 푸틴과 39세의 김정은은 장관들과 몇 시간 동안 회담을 한 후 일대일 회담을 가졌고, 캄차카산 게로 만든 러시아식 만두, 버섯과 감자를 곁들인 철갑상어로 구성된 호화로운 점심을 먹었다”며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과 건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승리를 예견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관리들은 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에서 18개월이 넘는 전쟁으로 막대한 재고를 소진한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 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해왔다”며 “모스크바와 평양은 그러한 의도를 부인했지만, 이날 푸틴 대통령은 군사 협력이 논의됐다는 여러 가지 단서를 내놨다”고 했다. 결국 한미 정부가 경고한 것처럼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 등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핵 기술 등을 전수하는 방안이 타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존 박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는 NBC 방송에 “북러 정상 사이에 합의 사항은 미리 정리됐을 가능성이 크다. 두 정상이 협상 내용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실비 코넬대 교수는 “김정은의 오랜 욕망은 국제 사회에서 완벽한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이며, 푸틴과 공식 회담은 김정은 입장에서 여기에 다가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과 푸틴이 러시아 극동의 우주기지에서 만나 군사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번 회담은 양국의 상호 필요에 의해 성사된 극히 드문 계기”라고 했다. 이어 NYT는 “가난하고 때로는 골치 아픈 파트너였던 북한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한은 러시아에게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됐다”고 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더 많은 탄약과 무기가 필요하고, 김정은은 체제 보장을 위해 발전된 군사 기술을 비롯해 식량과 연료가 절실하다. 이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을 감내하고라도 제공할 수 있는 것들”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정은과 푸틴이 갑작스러운 우정을 과시하면서 서방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두 독재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겨냥해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고 했다. WSJ는 불과 회담 몇 시간 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한 것을 언급하고 “김정은이 외국에 머무는 동안 미사일 시험을 감행함으로써 지도자의 부재에도 정권이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과시한 것”이라고 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SUI) 다리아 돌치코바 연구원은 WSJ에 “이번 회담이 몇몇 국가나 일부 기업에게는 북한과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청신호일 수 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비토권을 마음껏 향유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회담에서 이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며 “서방의 ‘왕따’인 두 사람은 서로를 지지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CNN은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적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며 “김정은은 안보 차원에서 군사 위성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며, 러시아가 만약 이 같은 기술을 넘겨줄 경우 이는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미 백악관은 북러간 무기 거래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드리엔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가 공개적으로 경고했듯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동안 북러간 무기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평양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준수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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