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고공행진에 美 8월 CPI 3.7%↑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3. 9. 1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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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3.2%에서 상승폭 확대
근원 물가는 4.3%로 둔화돼
연준, 다음주 금리동결 유력
사우디·러 감산 연장 후폭풍
브렌트유 92弗 또 연중 최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7%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인 3.6%보다 소폭 높지만, 근원 CPI가 하락했기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종료 전망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고 발표했다. 7월 CPI 상승률인 3.2%에서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변동폭이 큰 품목인 식품과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8월 기준 전년 대비 4.3% 상승했다. 전월 근원 CPI 상승률 4.7%와 비교하면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며, 최근 약 2년래 최소 상승폭이다.

CPI는 최근 2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6월 최고점(9.1%)을 기록한 CPI는 올해 6월까지 12개월 동안 상승폭이 둔화되다 지난 7월에 반등해 두 달 연속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물가가 다시 뛰는 것은 국제 유가 고공행진의 영향이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데이터·분석 업체 OPIS의 자료를 토대로 미국에서 일반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이 8월 3.84달러로, 7월 3.6달러와 비교해 올랐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오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미 노동부의 CPI 발표 이후 금리 동결 가능성을 95%로 내다봤다. 11월과 12월로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각각 41.4%, 44.9%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경제학자인 애나 웡과 스튜어트 폴은 "헤드라인 CPI 상승은 시장을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베팅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밝혔다. ING 수석 경제학자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여름 기간(7월과 8월) 전반적인 물가 상승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에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고용시장 냉각으로 인한 소비지출 감소가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 추세의 장기화 여부가 향후 기준금리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유가가 장기간에 걸쳐 크게 뛰지 않는다면 연준이 중요시하는 근원 CPI는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의 경우, 유가가 물가 전반에 영향을 끼쳐 근원 CPI 역시 오르게 된다. 앞서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이달 초 유가 상승 랠리가 시작되자 유가가 긴축 막바지 작업에 착수한 연준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결정에 따라 전 세계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는 미국 당국의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유가가 또다시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넘으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06달러로 전날보다 1.42달러(1.6%) 상승했다. 이는 올해 최고가이자 지난해 11월 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84달러로 전날보다 1.55달러(1.8%) 올랐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김상준 기자 /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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