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8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비 3.7% 상승
에너지·주거 비용이 주요 요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여부 주목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미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6%)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6%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40개월 연속 상승한 주거 비용도 인플레이션 상승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에너지 가격은 휘발유의 10.6% 급등을 포함하여 한 달 사이 5.6% 상승했고, 식품 가격이 0.2%,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이 월간 0.3% 상승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로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기준 0.3% 상승해 전문가들의 예측 상승률(0.2%)보다 소폭 높았지만,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WSJ는 에너지 가격 상승 외에 근본적인 가격 압력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WSJ는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거푸 인상하며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르면서 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이 핵심 인플레이션에 주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특별히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WSJ는 내다봤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에서는 떨어졌지만 연준의 목표인 2%에서 더 멀어지고 있어 연말 전에 연준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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