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와 비교 불가피.. '최악 여론 속 귀국' 클린스만의 입에 눈이 쏠린다
[OSEN=강필주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귀국 후 할 말은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는 13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라면서 "귀국시 입국장에서 클린스만 감독 귀국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9월 A매치 두 경기 일정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바로 귀국할 생각이 없었다. 이번주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직접 관전할 예정이던 클린스만 감독은 관계자 미팅과 함께 10월 A매치를 앞두고 유럽인 코칭스태프와 유럽 현지에서 분석을 진행하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일정을 바꿨다. 대한축구협회는 "10월 명단 발표전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이날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여론에도 해외 체류를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로 관철시켜왔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뜻을 굽히고 귀국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클린스만 감독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임 전부터 논란이 됐다. 협회가 기껏 만들어놓은 전력강화위원회 시스템까지 무너뜨리면서까지 내세운 감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감독 후보군에 있긴 했으나 최우선 협상 대상자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기에 더욱 그랬다.
동시에 과거부터 불거졌던 태만한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태도는 선임 전부터 지적돼왔다.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시절은 물론 헤르타 베를린(BSC) 감독 사임 과정에서 보여준 무책임한 행동은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내용을 불식시킬 것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한국 상주를 철석같이 약속하면서 자신의 감독 선임에 부정적이었던 여론을 잠재우는 듯 했다. 4월에는 서울에 집을 마련했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그러나 기우에 그칠 것 같았던 문제는 현실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7월부터 서서히 한국과 멀어졌다. 미국에서 휴가를 보낸 뒤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8월이 되자 자신의 생일을 맞아 다시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향했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는 발길을 끊은 상태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불과 67일. 부임 후 7개월로 접어든 상황에서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더구나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이 본업인 것을 잊은 듯 해외 미디어 인터뷰 및 분석가 등 부업에 더 왕성하게 활동했다.
성적도 좋지 않았다. 6월까지 2무 2패를 기록했던 클린스만호는 9월 첫 평가전이었던 웨일스전에서도 0-0으로 비겨 한국 대표팀 최악의 감독이 됐다. 2000년 이후 역대 대표팀 감독 중 5경기까지 승리가 없었던 감독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더 문제였다. 갈수록 좋지 않았다. 선수의 포지션과 특징에 맞지 않은 비효율적인 기용으로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또 세부 전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영국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상 한국 상주를 거부했다. 동시에 K리그 관전마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으면 된다. 상관없다"며 오히려 협박 혹은 안하무인 발언까지 내놓았다.
부임 당시 "한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한 자신의 말을 완전히 뒤집는 발언이었다. 동시에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를 무시하는 발언으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그나마 클린스만호는 6번째 경기였던 13일 사우디 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해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사우디를 상대로 1골로는 부족해 보였다. 여론 역시 전혀 수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는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과 비교되고 있다. 벤투 감독 역시 부임 초기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독선적인 선수 기용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국내 상주를 통해 K리그를 꾸준히 관찰했고 자신 만의 전술과 색깔로 차츰 여론을 바꿔 나갔다. 클린스만 감독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결국 벤투 감독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다. 비록 협회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해 떠났지만 4년 4개월 동안 한국 대표팀을 이끌어 단일 임기 기준 한국 최장수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겼다.
벤투 감독의 다음 선택은 한국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였다. 마침 사우디전이 열리기 1시간 30분 전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코스타리카는 사우디를 3-1로 이긴 강팀.
하지만 '벤투호' UAE는 첫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4-1로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FIFA랭킹 72위에 불과했던 UAE였지만 46위 코스타리카를 대파한 것이다.
UAE는 내년 1~2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다. 이란, 팔레스타인, 홍콩과 함께 C조로 묶였지만 토너먼트에서 한국과 만날 수도 있다. 자칫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여러 모로 벤투 감독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클린스만 감독이 오랜 만에 귀국한다.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팬들 앞에서 할 말은 무엇일까. 클린스만 감독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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