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정상회담 종료...4년 전과 달라진 처지
■ 진행 : 김정아 앵커, 정진형 앵커
■ 출연 : 임성재 통일외교안보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나이트]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4년 5개월 만의 북러정상회담 주요 내용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통일외교안보부 임성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번 북러 정상회담, 눈여겨볼 포인트들이 많았는데요. 일단 회담과 만찬은 다 끝난 거죠?
[기자]
푸틴 대통령과 회담과 만찬을 가진 김정은 위원장은 오후 6시가 넘어 우주기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회담 자체는 2시간 정도 진행됐고,- 만찬까지 따지면 4시간가량 기지에 머문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함께 한 만찬 자리 모습 일부가 공개됐는데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군과 국민이 '악'에 맞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발언하며 푸틴 대통령을 치켜 세웠습니다. 또 북러 관계를 깨지지 않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북러의 우호 강화 등을 위한 건배를 제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개된 모습 상에는 '무기 거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일대일 회담도 진행됐는데 혹시 공개된 내용 있습니까?
[기자]
두 정상은 1시간 30분에 걸친 확대회담에 이어 통역만 배석한 일대일 단독 회담을 30분가량 진행했습니다.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형태 결과문서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공개된 내용은 상호 협력 등 다소 통상적인이야기 위주였습니다. 그나마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위성 개발을돕겠다고 언급한 정도가 눈에 띕니다. 북한은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해 제국주의에맞서 싸우는 데 함께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외에 무기 거래와 관련한 큰 거래, 이른바 '빅 딜'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공개하지 않고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고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회담에서는 보기 드문 순간들이 포착됐는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립된 러시아의 처지를 잘 보여주는 이런 장면도 연출이 됐어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지각 대장'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이번 회담에서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30분 먼저 도착해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렸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만나서 40초 동안 오랫동안 악수하는 보기 드문 모습도 연출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렇게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환대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북한의 무기 지원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4년 전 북러 회담 때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 협상이 고립된 김 위원장이 절박했다면 이번에는 국제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은러시아가 더 절박한 입장에 처했다는 것을보여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회담 전 다양한 장소가 후보지로 올랐었는데 결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회담 장소가 결정된 거잖아요. 배경이 혹시 있습니까?
[기자]
말씀처럼 당초 북러 정상회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오늘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정상 간 만남이 사전에 서방 언론 등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서 변수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북러 자체는 관련 보도 이후에도 한동안 구체적인 회담 시기와 장소 자체를 함구했는데요. 특히 북한은 보안상 이유 등으로 최고 지도자의 동선 공개를 상당히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측을 피하고 '위성 기술' 지원이라는 회담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그런 면에서 회담 장소로 낙점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보스토치니에서 만나기는 했는데 회담 장소가 좀 늦게 알려지다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계속 북으로 북으로 가는 동안 경로도 굉장히 관심이었어요.
[기자]
말씀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경로도 굉장히 관심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지난 10일 그러니까 일요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 러시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초 블라디보스토크가 회담 장소로 알려진 만큼이곳에서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돌연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 철교를 건너 계속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보다 더 북쪽 지역인 하바롭스크주 방향으로 이동한 건데요. 결국 회담 장소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500km가량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란 점이 확인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로 무려 2,700km가량을 이동한 셈입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이런 발언을 했는데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북한의 무기는 러시아의 무기와 호환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122밀리미터 방사포탄과 152밀리미터 곡사 포탄 등인데요. 또,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불새'로 알려진 대전차 미사일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옛 소련 전차의 부품도 상당히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리 군이 분석하기로는 북한은 전시에 최장 3개월 정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물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군수공장으로 쓸 수 있는 공장만 3백여 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배경이 러시아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 상 북한과는 어떤 무기 거래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고받은 내용들이 성명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어쨌든 북한은 재래식 무기를 주고 그리고 여러 차례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이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얻어오는 이런 결과물을 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두 차례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렸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에 다음 달 군사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요. 세 번째 발사까지 실패하면 부담감이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는 인공위성 발사부터 궤도 안착 등 다양한 기술을 이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군사정찰위성 발사 기술은 탄도미사일기술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으면그만큼 핵미사일 위협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식량과 에너지,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 파견, 연합훈련 등도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 기술 이외에 첨단 무기로는 김 위원장이 개발을 공언한 핵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또 회담 이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주요 군 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 이런 관측도 또 나오고 있는 것 같거든요.
[기자]
현지 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김 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뒤 하라봅스크 주에 있는 산업도시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에서 수호이라고 불리는 러시아 첨단 전투기의 생산 공장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 태평양함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밖에 16일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을 만날 것이란 보도도 있습니다. 만남이 성사되면 오늘 열린 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으로 일정들도 주목해서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 임성재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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