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 “아이 고열에 ‘OO 병원 가야 돼’ 부모 요구에 난감”

김현주 2023. 9. 13. 22: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19구급대원이 아이의 고열을 놓고 부모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급대원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저녁 9시쯤 4세 남자아이의 고열 신고가 들어왔다"며 "현장에 갔더니 '3시간 전부터 열이 났고, 해열제는 한 번 먹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잘못되면 다 당신 책임. 소방서 찾아가 민원 넣을 것"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시스 자료사진
119구급대원이 아이의 고열을 놓고 부모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급대원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저녁 9시쯤 4세 남자아이의 고열 신고가 들어왔다"며 "현장에 갔더니 '3시간 전부터 열이 났고, 해열제는 한 번 먹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아이의 체온은 38.8도였다. 맥박과 호흡, 혈압 등 활력 징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선천적인 질병을 앓고 있어 모 병원에 다니고 있다며 "지금 당장 빨리 가야 한다"고 재촉했다.

이에 A씨는 "단순 고열이고, 아직 해열제를 한 번밖에 안 먹였으니 지켜보자"며 "날 밝으면 그 병원에 가셔라. 지금 너무 불안하다면 근처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 차트가 그 병원에 다 있어서 거기로 가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A씨는 "가는 데 2시간 넘게 걸린다. 관내를 그렇게 오래 못 비운다"며 "정 가고 싶으면 비용 지불하고 사설 구급차를 타셔라. 우리는 단순 고열 환자는 이송하지 않는데, 그나마 아이라서 근처 병원 이송이라도 해 준다는 것"이라고 거절했다.

그러자 부모는 녹음기를 켜고 A씨의 소속과 이름을 묻더니 "아이가 잘못되면 다 당신 책임"이라며 "국민 신문고와 소방서 찾아가서 민원 넣을 거다. 그래도 안 갈 거냐"고 따졌다.

결국 A씨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근처 병원도 안 가신다는 걸로 알겠다"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A씨는 "아이 엄마, 아빠들이 보기에는 어떠냐. 출동한 저와 동료는 미혼이라 아이 아플 때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저희가 잘못한 거냐"며 의견을 물었다.

이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은 "부모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구급대원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편 구급대원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이송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단순 고열인 경우에도 환자나 보호자가 이송을 요구하면 이송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