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 부진 속 취업자 증가 ‘두 달 연속 20만명대’
15~29세 취업, 10개월 연속 줄어
60세 이상 고령층에 고용 집중돼
제조업 취업자는 8개월째 감소세
하반기 고용 흐름 더 악화될 수도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26만명가량 늘면서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제조업과 청년층 고용시장의 부진 흐름은 계속됐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3년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8월에 비해 26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3월(46만9000명) 이후 4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7월에는 21만1000명까지 축소됐다가 지난달 소폭 반등했다.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고용시장에 처음 반영된 2020년 3월~2021년 2월을 제외하면 최근 4년 동안 한 차례도 없었다. 연령별로 보면 주력 노동 연령 위주로 고용시장 부진 흐름이 지속됐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만4000명 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분을 웃돌았다. 60대 미만 연령대에서는 취업자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같은 기간 10만3000명 줄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 연령대 인구 자체가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취업자 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고용률 역시 청년층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감소하면서 7개월 연속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40대 취업자 수도 6만9000명 줄면서 지난해 7월부터 14개월 내리 감소했다. 40대는 가계의 핵심 노동층으로 분류된다.
산업별로는 국내 주력 산업인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1년 새 6만9000명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올해부터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데, 지난달 감소폭은 올해 4월(-9만7000명) 이후 가장 컸다. 최근 불황에 시달린 건설업 취업자도 지난달 기준 1년 전보다 1000명가량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부진했던 업종 위주로 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경기 불황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8000명 늘었다. 고령화 영향으로 복지 수요가 늘어 이 직군 취업자 수는 매월 10만명 이상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 밖에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12만1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 5만7000명씩 늘었다.
은행권과 대기업이 하반기 채용을 최소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신규 채용 시장 위주로 향후 고용 흐름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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