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PO 0:1→2:1→2:2→6:2' 기적의 KT, 2위 또 지켰다. LG와 4.5G차 접근. 19세 박영현 최연소 30홀드 달성. 고영표 9피안타에도 6이닝 2실점 국내 최다 11승[창원 리뷰]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반게임차 2위와 3위가 펼친 '미리보는 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가 이기며 2위 자리를 지켰다.
KT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고영표의 최근 부진을 씻는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에 알포드의 결승타로 6대2의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KT는 NC를 1.5게임차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대구로 넘어갔다. 1위 LG 트윈스와는 이제 4.5게임차가 됐다. 2위를 노렸던 NC로선 아쉬운 한판이었다. 초반 고영표를 상대로 많은 안타를 때려냈지만 필요했던 한방을 때려내지 못하면서 결국 2위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KT는 66승3무53패로 2위, NC는 64승2무52패로 반게임차 3위인 채로 만났다. 전날 KT는 SSG 랜더스를 3대0으로 눌렀고, NC는 롯데 자이언츠를 4대3으로 이겼다.
KT는 선발 웨스 벤자민이 퍼펙트 게임을 할 뻔했다. 6회말 2사 후 최정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유일한 안타였다. 8회까지 4사구도 없이 1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박병호의 6회초 적시타로 1-0으로 앞서다가 9회초 박병호의 쐐기 투런포로 3-0으로 리드폭을 넓혔고 9회말 김재윤이 공 5개로 깔끔하게 막아 승리했다. 벤자민은 15승, 김재윤은 26세이브를 기록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1-0 상황에선 벤자민을 9회말에도 등판시킬 계획을 세웠다가 3-0으로 벌어지면서 김재윤을 올리게 됐다고. 이 감독은 "1-0이라 본인이 끝까지 책임지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3-0이 되면서 일요일 경기도 생각이 나더라"며 웃었다.
NC는 선발 신민혁이 6이닝 동안 2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는 사이 3-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7회말 류진욱을 올렸다. 강인권 감독은 "7회가 됐고, 투구수가 80개가 넘어가면 결과가 좋지 않아 주자가 없을 때 바꿔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교체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당시 바꾼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강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불펜진이 나와 3-3 동점을 허용해 신민혁의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그래도 8회초 박건우의 적시타로 4대3으로 승리를 챙겨 KT와 2위를 건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날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또 포수 안중열을 1군에 콜업하고 조현진을 말소했다. 강 감독은 "김형준이 계속 선발로 출전하다보니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면서 "안중열이 완전히 다 나은 상태는 아니다. 주루플레이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수비나 타격은 가능해 경기 후반에 대수비로 출전은 가능하다"라고 했다.
KT는 이날 김민혁(우익수)-알포드(좌익수)-황재균(3루수)-박병호(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장성우(포수)-오윤석(1루수)-신본기(2루수)-김상수(유격수)로 구성했다. 전날 2루수로 출전했던 박경수가 주루도중 1루에서 오태곤과 충돌해 이날 수비가 좋은 신본기가 출전한 것을 제외하곤 주전이 모두 선발로 나왔다.
선발 투수는 NC 태너 털리와 KT 고영표다. 태너는 테일러 와이드너를 퇴출시키고 영입한 왼손 투수. 올시즌 5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2.37로 좋은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8월 26일 LG전서 5⅓이닝을 던진 것을 제외하고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지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1일 삼성전서 6이닝 1안타 무실점, 7일 키움전서 7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2경기, 13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KT전은 첫 등판.
강인권 감독은 "우리나라 투수들의 슬라이더가 대부분 빠르게 떨어지는데 태너의 슬라이더는 스위퍼처럼 옆으로 휘어서 들어온다. 아무래도 타자들에겐 생소하게 보이는 게 있다"라며 생소함이 먹히고 있다고 했다.
고영표는 최근 부진하다. 지난 1일 키움전서 5이닝 9안타 6실점, 7일 LG전서 6이닝 10안타 6실점으로 2경기 연속 패전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좀 지친 것 같다"면서도 "지금 팀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번 빼줄 수도 없다. 참 어렵다"며 고영표가 이겨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NC전엔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두 투수의 흐름이 1회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1회초 태너는 1번 김민혁과 2번 알포드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3번 황재균을 3루수앞 땅볼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다.
하지만 고영표는 1회말 시작하자마자 선취점을 내줬다. 1번 손아섭에게 좌중간 2루타, 2번 박민우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아 1점을 허용한 것.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다. 3번 박건우를 유격수 앞 땅볼, 4번 마틴을 삼진으로 처리해 2아웃을 만들었고, 5번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6번 오영수를 1루수앞 땅볼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초 KT는 5번 배정대가 볼넷을 얻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고, NC도 삼자범퇴로 물러나 무득점.
3회초 KT가 장타 2개로 단숨에 역전을 했다. 선두 8번 신본기가 볼넷을 고르자 이강철 감독이 9번 김상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 1사 2루서 태너에게 삼진을 당했던 김민혁과 알포드가 곧바로 복수의 한방을 날렸다. 김민혁이 좌중간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알포드가 좌익선상 2루타로 2-1 역전까지 이뤄냈다. 1사 2루의 찬스가 이어졌으나 3번 황재균의 유격수앞 땅볼 때 2루주자 알포드가 3루로 뛰다가 태그아웃되며 찬스가 무산됐다.
NC는 곧이은 3회말 선두 손아섭의 우전안타와 2루 도루, 박민우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박건우와 마틴이 연속 삼진을 당했고, 권희동이 유격수앞 땅볼에 그치며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4회말 NC가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고 이번엔 놓치지 않았다. 선두 6번 오영수가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7번 서호철의 2루수앞 땅볼로 1사 3루가 됐다. KT는 전진수비로 실점을 막으려 했으나 8번 김형준이 내야진을 빠져나가는 중전안타로 오영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2.
5회초 1사후 KT가 행운의 득점 기회를 얻었다. 김민혁이 친 평범한 유격수앞 땅볼을 1루수 오영수가 뒤로 빠뜨린 것.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가 빗나간 것도 아니었다. 매우 정상적인 송구였으나 오영수가 너무 안일하게 공을 받다가 공이 미트 끝을 맞고 뒤로 빠져버렸다. 1사 2루. 알포드가 삼진을 당한 뒤 황재균이 볼넷을 골라 2사 1,2루가 이어졌으나 4번 박병호가 유격수앞 땅볼에 그쳐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5회말엔 NC 타자들의 복수전이 펼쳐졌다. 고영표가 2루타와 안타를 허용했던 손아섭과 박민우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는데, 땅볼과 삼진을 당했던 박건우와 두번 모두 삼진에 그쳤던 마틴이 안타를 치며 1,2루를 만들었다. 볼넷과 땅볼을 기록했던 권희동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5회가 종료.
6회초 1사후 6번 장성우의 좌월 2루타에 오윤석의 2루수앞 땅보로 2사 3루의 찬스가 또 왔다. KT는 8번 신본기 타석 때 대타 강백호를 올렸다. 강백호의 일격은 중견수 플라이로 끝났다.
6회말 선두 6번 오영수의 유격수 내야안타에 대주자 박영빈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NC의 공격 흐름이 끊겼다. 서호철의 삼진과 김형준의 3루수앞 땅볼로 6회말 종료.
이렇게 NC 태너와 KT 고영표의 선발 싸움이 끝났다.
태너는 6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뿌리며 4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고영표도 6이닝 동안 111개를 던지면서 9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볼넷은 1개만 내줬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7회초 KT가 결승점을 뽑으면서 고영표가 승리투수 요건을 챙겼다. 선두 김상수가 바뀐 송명기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은 뒤 김민혁의 희생번트로 2루에 갔고, 알포드의 좌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3-2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올시즌 자신의 한경기 최다 투구수를 기록하며 투혼을 불사른 고영표에게 타자들이 승리투수를 안긴 것이다. 고영표는 시즌 11승째를 챙겼다.
그리고 7회말 KT의 필승조가 가동됐다. 손동현이 올라와 김주원 손아섭 박민우를 차례로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시즌 12홀드(6승5패).
8회초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배정대와 장성우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1,3루서 대타 조용호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한 KT는 대타 이호연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이었고, 김상수의 좌전안타로 1점을 보태 5-2로 3점차를 만들었다.
8회말은 홀드 1위 박영현의 차례. 선두 박건우를 148㎞의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박영현은 마틴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대타 한현석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깔끔히 끝냈다. 8회말을 막아내면서 박영현은 가장 먼저 30홀드 고지에 올라섰다. 19세 11개월 2일의 나이로 30홀드에 올라 롯데 자이언츠의 한현희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4년 10월 15일 부산 롯데전에 기록한 21세 3개월 20일을 1년 이상 단축시켰다.
박병호가 9회초 축포를 날렸다. 전날에도 9회초에 투런포를 쳤던 박병호는 이날도 9회초 한재승으로부터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2경기 연속 홈런포다.
6-2로 4점차가 되며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할 세이브 기회가 사라졌다, 9회말엔 이상동이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후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초반 투구 수가 많았지만 최소 실점으로 팀을 위해 희생하면서 잘 던져줬다. 이어 등판한 손동현 박영현 이상동도 잘 막아줬다. 박영현의 최연소 30홀드를 축하한다"면서 "김민혁 알포드의 연속 타점으로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이후 동점에서 알포드의 타점으로 후반 분위기를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8회에는 장성우가 작전 수행으로 찬스를 만들었고 조용호 김상수가 승기를 잡는 타점을 내줬다. 정성우는 고영표와의 호흡이 좋았고 중요할때 도루를 잡아줬다.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잘 해줬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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