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후 허위소송으로 전 여친 주소 알아낸 스토킹범…“죽어도 못 잊어”

법원의 주소보정명령 악용해 범행…검찰, 보복협박 혐의로 구속 기소

검찰 로고

옛 연인을 스토킹했다가 교도소에서 복역한 40대 남성이 출소 후 허위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내 보복 협박을 했다가 또다시 구속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2부(부장 허준)는 지난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A(46) 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6월 옛 연인인 B 씨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면서 집 주소를 알아낸 뒤 "죽어도 못 잊는다"며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피고의 주소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소장 송달을 위해 주소보정명령을 한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했다. 이 명령이 있으면 원고는 주민센터에서 피고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현재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년여 전 B 씨 계좌에 임의로 돈을 송금한 뒤 "B 씨가 갚지 않은 수백만 원의 채무가 있다"면서 허위로 소송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소장을 받고 주소가 노출됐다는 사실에 놀란 B 씨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A 씨는 "오래 살아라. 난 죽어도 널 못 잊는다"며 "내가 소송한 목적이 뭔지 잘 한번 생각해봐라. 답이 나올 것이니깐?"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그는 앞서 B 씨를 지속해 스토킹하다가 지난해 7월 인천지법에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보복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과거에도 B 씨에게 "이사해도 내가 피청구권이 있으면 (주소) 열람이 가능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7월 경기 김포경찰서로부터 관련 사건을 송치받은 뒤 보완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보복 범행을 확인하고 A 씨를 직접 구속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