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에게 `시가 40억` 명품시계 사는척 짝퉁 바꿔치기...되레 신고

바꿔치기 한 짝퉁 감정 제안...짝퉁 드러나자 되레 경찰에 신고
진품 1개 압수 후 나머지 5개 행방 추적 중

서울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외국인한테서 시가 40억원에 달하는 명품시계를 중고로 사들이는 척하다가 짝퉁(가품) 시계를 바꿔치기하고, 되레 사기범으로 몰아 신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신사동의 명품매장 운영자 30대 A씨와 20대 직원 B씨 등 4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공범 1명에 대해선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오후 4시쯤 시계를 팔기 위해 찾아온 태국 국적 C씨에게 '리차드 밀' 시계 6개를 건네받았다. 이어 사진을 찍겠다면서 시계를 사무실에 가지고 들어간 뒤 미리 준비한 짝퉁 제품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시계들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직원 한명은 빼돌린 진품을 몰래 들고 나가 매장 밖에서 기다리던 일당에게 건넨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빼돌린 시계 6개의 가격은 정품 기준으로 시가 4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온 가품 시계를 두고 C씨에게 "정품인지 감정하자"고 제안했다. 감정 결과 가품으로 드러나자 C씨를 경찰에 신고 했고, 피해자는 사건 당일 사기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C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바꿔치기 피해를 입은 정황을 파악해 지난 6일 일당 5명을 체포하고, A씨 등 4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1명은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들은 피해자와 한 차례 거래해 신뢰를 쌓은 뒤 이같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가지고 있던 진품 리차드 밀 1개를 압수하고 나머지 5개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