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0분 기다린 푸틴…金 “러시아, 악에 맞서 승리할 것”

홍다영 기자 2023. 9. 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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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 4년 5개월 만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 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에 지지를 보냈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약 4시간에 걸쳐 회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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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 4년 5개월 만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 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에 지지를 보냈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약 4시간에 걸쳐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회담장에 김정은보다 30분쯤 일찍 도착해 기다렸고, 김정은이 전용 열차로 도착하자 그와 40초간 악수했다.

김정은은 러시아의 첨단 우주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명록에 “첫 우주 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후 푸틴 대통령과 최신 ‘안가라’ 로켓 조립·시험동과 ‘소유즈2′ 우주로켓 발사 시설 등을 둘러봤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전부터 북한의 군사 기술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이 때문에 이곳에 왔다. 북한 지도자는 로켓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들은 우주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회담에서 군사 기술 협력 문제도 논의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 위배되는 무기 거래 가능성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두 정상이 무기 거래를 논의할지 여부에 대해 “이웃 국가로서 공개되거나 발표돼선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종료 후 기자회견도 없었기 때문에 두 정상이 실제 무기 거래를 논의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은은 정상회담 전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패권 세력에 맞서 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싸움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의 결정을 지지해왔다”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를 건설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회담 후 공식 만찬에서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패권을 주장하고 팽창주의자의 환상을 키우는 악(惡)의 결집을 벌하고 안정적인 발전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신성한 투쟁을 벌이는 러시아군과 국민이 위대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웅적인 러시아군과 인민이 승리의 전통을 빛나게 계승, 특별 군사 작전과 강국 건설이란 2개 전선에서 무한히 값진 명예의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금도 우리나라의 최우선 순위는 러시아와의 관계”라고 했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4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이뤄졌다. 4년 전 정상회담은 블리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0㎞쯤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러시아의 로켓·위성 기술을 상징하는 곳이다. 김정은은 앞으로 민간·군사 장비 생산 시설이 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와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추가로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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