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밀착’ 보란 듯…김정은, 전투기 공장 찍고 16일 러 국방 만날 듯

박은경 기자 2023. 9. 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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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롭스크 등 극동지역 방문…전략핵잠수함 승선 가능성도

4년5개월 만에 러시아를 다시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 일정은 이전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중심으로 2박3일간 이뤄졌던 2019년과 달리 북·러 간 군사협력과 밀착을 과시하기 위해 여러 일정이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러 일정은 16일까지 일주일가량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당초 회담 장소로 거론되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500㎞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이뤄지면서 이동거리가 늘어났다. 10일 오후 평양을 떠난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우주기지에 도착한 것은 13일 오후 1시쯤이다.

김 위원장은 환영식과 정상회담, 만찬 등으로 푸틴 대통령과 약 5시간을 함께 보낸 후 우주기지를 떠났다.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 러시아 극동지역 주요 도시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양국 우호관계나 군사협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민간·군사 장비 생산 시설이 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비롯해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만찬 후 일단 전용 열차에 올랐지만,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향할 땐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고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양 정상이 우주기지에서 회담한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의 군수산업 도시로 꼽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동선을 고려할 때 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 소속 함정들이 정박한 33번 부두를 찾아 전략핵잠수함에 승선할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오하이오급 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에 승선했던 것을 겨냥해 북·러 군사협력을 과시하는 성격이다.

북한은 지난 8일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잠수함을 공개하면서 향후 핵 추진 잠수함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전략핵잠수함(SSBN) 4척,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6척 등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 RBC는 김 위원장이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별도로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군사협력을 약속받은 후군 수뇌부와도 만나 군사협력 세부 내용과 일정을 정리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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