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오늘부터 총파업... 열차 1170편 스톱, 주말여행 취소 속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4일부터 나흘간 벌이기로 한 총파업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열차 1000여 편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추석을 앞두고 일찍 고향으로 가는 귀성객, 주말 여행을 계획한 관광객, 병원 진료를 위해 서울로 가려는 지방 환자 등 40여 만명이 코레일(철도공사)이 보낸 ‘운행 중지 예정’ 문자 메시지를 받고 혼란에 빠졌다. 대체 교통편을 찾고 있지만 파업 기간 운행하는 열차나 고속버스, 항공기 등 다른 교통편도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어 일정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추석 연휴 열차표를 구하지 못했다. 이번 주말에 미리 고향을 찾기로 하고 15일 오후 1시 29분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송정역으로 가는 KTX 열차 표를 예매했다. 하지만 철도노조 파업 소식을 듣고 스마트폰 KTX 앱으로 확인해 보니 예매표에는 ‘운행 중지 열차입니다. 반환 후 재구매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붉은색 글씨가 찍혀 있었다. 서둘러 다른 표를 검색했지만, 이번 주말 광주송정역을 향하는 KTX 열차편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박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서야 부모님을 뵐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코레일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파업 기간 중 운행 중지 열차는 13일 현재 1000편이 넘는다. 경부·호남·전라·강릉·동해·경전·중앙선을 운행하는 KTX 460여 편, 새마을과 무궁화 같은 일반 열차 550편 등 총 1170편이다. 특히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열차 상당수가 운행을 중단해 여행객들이 혼란에 빠졌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44)씨는 가족과 가을 강릉 여행을 계획했지만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15일 오후 강릉으로 출발하는 KTX가 운행 중단 열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비슷한 시간대 열차는 이미 만석 상태라서 당장 한 달 전 예약한 콘도부터 취소해야 한다”며 “붐비는 7말8초를 피해 여유 있게 휴가를 즐기려 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병원 진료나 군 입대 등을 위해 열차 표를 샀는데 갑자기 취소돼 대체 교통수단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신장병을 앓고 있다는 A씨는 한 커뮤니티에 “14일에 서울 대학병원에 진료 예약을 했는데 철도 파업으로 취소해야 했다”며 “파업 기간 서울로 병원 갈 일이 있는 분은 미리 열차표를 확인하라”고 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 운행, 고속철도 통합, 노사 합의 이행 등을 국토부와 코레일에 요구하며 총파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파업 첫날인 14일 서울역(5000명), 부산역(2000명), 대전역(1800명) 등에서 각 지역본부별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수서발 고속철(SRT)을 KTX와 분리 운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철도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다. 강력히 반대한다”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앞으로 2차, 3차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철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며 “현 경쟁 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파업에 따른 국민 불편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용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 광역전철(1·3·4호선)과 고속철도(KTX)에 동원 가능한 대체 인력을 집중 투입해 열차 운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필수 유지 인력 9800명과 대체 인력 4900명 등 총 1만4700명을 배치해 KTX와 전철 운행률을 각각 평시의 70%, 90% 수준까지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교통 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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