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한밤중에도 '뻥뻥'…풋살장 불빛·소음에 주민들 "쪽잠"

권민재 기자 2023. 9. 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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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생긴 풋살장과 갈등을 빚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고 합니다. 한밤 중에도 조명을 환하게 켜고, 큰 소리를 내며 공을 차 밤잠을 설친다고 주민들은 호소하는데요.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한달전에 새로 생긴 풋살장입니다.

건너편 아파트엔 야간풋살을 멈춰달란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긴 건지, 늦은 밤까지 살펴보겠습니다.

해가 지자 조명탑이 켜집니다.

건너편 아파트와 거리는 70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풋살장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 13층에 올라왔습니다.

이곳까지 오는 불빛이 얼마나 세냐면요.

불을 다 껐는데도 천장을 따라서 빛이 부엌 안쪽까지 들어옵니다.

또 풋살장과 가까운 안방은 더 심각한데요.

빛이 아래에서 올라와서 방 전체가 밝습니다.

커튼을 새로 단 집도 있습니다.

이 집은 빛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난간에 담요를 둘러두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침실 안쪽까지 빛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박남열/인근 아파트 주민 : 잠을 못 자니까 맨날 수면제 처방받아서 근근이 1시간, 2시간 쪽잠을 자고 있어요.]

지금 시각 밤 11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여전히 풋살장에선 경기가 진행 중이고 이 밝은 불빛이 아파트 외벽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순옥/인근 아파트 주민 : {와!} 저렇게 시끄러운데. 들리죠? 이렇게 하루 이틀이어야지 살죠.]

경기장에서 나오는 소리들 중 수면에 영향을 줄수 있는 50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경기장 앞에서 기록해 봤습니다.

공을 차는 소리부터 박수소리까지, 30분 동안 난 소리만 380번이 넘습니다.

자정까지 이어지는 경기에 참다 못한 주민들이 풋살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 자다가 지금 막…제가 오죽하면 유튜브를 귀에다 대고 두다가 막 도저히 시끄러워 잠 못 잘 지경이라…]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풋살장 관계자 : 갑자기 저분이 손님들한테 욕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짜증이 나서 욕한 거예요.]

풋살장 측은 새벽 1시까지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조정했다며 다음주부터 조명 밝기를 낮추는 공사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풋살장은 허가나 신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끄러워도, 너무 밝아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임유진/인근 아파트 주민 : 저희는 어떤 이야기까지 했냐면 '차라리 장마가 오래 가는 게 좋다.' 빗소리가 나면 저 사람들이 안 올 거니까…]

주민들은 언제쯤 나아질지 걱정스럽습니다.

[유재철/인근 아파트 주민 : 전혀 규제 사항이 없어요. 본인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예요.]

픗살장에서 나는 소리와 불빛 때문에 누군가의 일상은 망가지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눈치 안 보고 취미생활을 하고, 주민들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명확한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 유승민 / VJ 김대현 / 인턴기자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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