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이 낳으려면 3시간 이동해야…국내 '원정 출산' 매년 늘어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 정부가 여러 대책 내놓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집 근처에 산부인과가 없어서 몇 시간씩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출산을 할 수 있는 경우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구급차 안 소방대원들이 바쁘게 산모를 살핍니다.
예정일보다 일찍 출산해야 했는데, 근처 산부인과가 없었습니다.
결국 1시간 20분 거리인 강릉까지 가던 중 차 안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김유란/강원 고성소방서 (당시 구급대원) : (고성에는) 출산이 가능한 병원 자체가 거의 없고, 제일 근거리 병원이 속초인데 거기서도 관리가 좀 어려운 상황이라서.]
그나마 가까운 강릉도 안 되면 서울까지 3시간 이상 가야 합니다.
[김나래/강원 고성군 : 속초에는 (산부인과가) 하나 있긴 한데, (출산 당시에) 마취과 의사분이 그만두셨다고 그래서. 예정일보다 빨리 진통이 올 수도 있으니까 불안했고.]
작년 한 해 임산부를 태운 구급차가 병원까지 1시간 넘게 이동한 경우는 2020년보다 2.5배 이상 늘었습니다.
정부는 이런 곳을 '분만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산부인과를 새로 만들거나, 인근 병원 의료진이 방문해서 진료하게 하는 '순회 산부인과'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잘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순회 산부인과 지원금을 받을 병원을 4번이나 공모했지만, 이 중 3번은 어느 병원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의사들이 버스 타고 그리고 또 기계 싣고 이렇게 해 가지고 병원 차원에서 다녀야 하는 부분이라 산부인과는 조금 아무래도 참여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의원 : 임산부분들이 어느 지역에서 많이 살고 계시는지, 그리고 그 지역 의료인들이 얼마만큼 있는지. 실제로 지방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세심히 경청하고.]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분만 자체가 사고 위험도도 크고 어려운 업무인 만큼 취약지만이라도 의료 수가를 조정하거나 지원금 상한선을 높이는 등 현실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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