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겨도 모르는 '접근금지 명령'…결국 막지 못한 '스토킹 살인'
[앵커]
내일은 여성 역무원이 스토킹에 시달리다 살해당한 '신당역 사건'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전히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 지난 7월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흉기에 찔려 숨진 이은총 씨도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유족들은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고 말합니다.
먼저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남자가 머리 맞댄 사진을 올렸을 때, 둘은 이미 헤어진 상태였습니다.
[고 이은총 씨/스토킹 살인 피해자 (지난 6월 1일 / 동료와 통화) : 나 너무 스트레스받아, 진짜… {왜 이렇게 하는 거야?} 헤어졌다고…이런 것 때문에 못 헤어지고 있었거든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러자 가해자는 '찾아오지 않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또 집 앞에 나타났습니다.
[고 이은총 씨 어머니 : 그냥 풀려났어요. (둘째 딸이) '스토킹은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나는 건데, 저러다 우리 언니 찌르면 어떡하냐'고 울고불고…]
거듭 신고해도 가해자에겐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만 나왔습니다.
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 7월 17일, 출근하던 이 씨는 집 앞에서 살해됐습니다.
가해자는 범행 나흘 전인 13일부터 매일 이 씨 집 앞 복도에 있었습니다.
주로 새벽 시간이었습니다.
경찰도 이 씨가 숨진 이후에나 안 사실입니다.
[고 이은총 씨 언니 : 그 사람이 스마트워치 차고 있었으면, 그 동선이 노출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동생이 살았을 수도 있잖아요.]
어겨도 모르고, 어긴다고 큰 벌 주지도 않는 '접근금지 명령', 실효성이 없는 겁니다.
그나마 내년 1월부터는 스토킹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얼마나 적용될지 알 수 없습니다.
[민고은/변호사 : 법원이 기존 태도라면 적극적으로 결정해줄지 의문이 드는데…피해자 보호조치라는 관점에서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줘야 한다고]
이러는 사이 범죄는 반복되고
[고 이은총 씨 언니 : 한 사람이 그렇게 자리를 떠난다는 게, 저희한테는 상실감이 굉장히 큰데…]
피해자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영상디자인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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