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전문가 키우고 맞춤형 원예교육 … ‘도시농업 메카’ 일궈 [지방기획]
도시·농촌 공존 지리적 여건 적극 활용
텃밭강사·컨설턴트 등 전문 인력 양성
꼬마정원사 등 다양한 교육 프로 운영
2005년 국내 첫 ‘도시농업박람회’ 개최
2024년 20주년 맞아 국제행사 도약 계획
부산은 국내 대도시 가운데 엽채류·과채류·화훼류를 재배하는 근교농업과 시설원예가 발달한 특이한 도시로, 연중 신선한 농산물이 생산된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도심 속 자투리 공간에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업’이 가장 먼저 태동해 여가형·치유형·생활기술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부산의 도시농업 발달 배경은 도시농업 활동가와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관련 단체를 집중 육성한 결과다. 도시농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부산농업기술센터는 초보 도시농부와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교육생들이 농업 관련 단체에 가입해 텃밭강사나 컨설턴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농업 관련 창업 등으로 이어져 도시농업 붐을 일으키고 있다.
부산도시농업은 2001년 부산 사상구 낙동강변 삼락공원에 주말농장 텃밭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분양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농업기술센터 내 소비자농업팀을 신설해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가치와 지역의 우수농산물을 알리는 도·농 상생의 교류 사업을 추진해 왔다.
부산지역 도시농업 관련 시설은 대학 5곳과 도시농업지원센터 7곳, 도시농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 14곳 등이다. 이들 기관에서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도시농업 관련 활동가는 올해 6월 기준 1074명에 이른다. 이처럼 부산은 도시농업의 성지를 넘어 국내 도시농업을 이끄는 ‘K1-도시농업’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농업기술센터는 시민의 수요와 눈높이를 반영한 반려식물 가꾸기 교육을 시작으로 △학교 텃밭 교사 직무연수 △꼬마정원사 프로그램 △치유농업교육 △마스터가드너(원예와 농업을 매개로 한 자원봉사) 양성과정 △놀이정원사 양성과정 △특수계층 프로그램 △공개강좌 등 시민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농업을 확산시키고 있다. 매년 이들 프로그램에 3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부산농업기술센터는 2012년부터 학교교육형 텃밭 모델화 시범사업을 통해 텃밭에서 즐기고 배우는 활동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강사로 활동하는 도시농업 활동가들이 직접 텃밭활동 프로그램을 짜고 운영함으로써 도시농업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2002년 부산시교육청과 학교 텃밭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 텃밭 담당교사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도시농업 활동가와 텃밭담당 교사로 구성된 ‘찾아가는 학교 텃밭 컨설팅단’ 운영을 통해 텃밭을 조성하거나 처음 작물을 재배하는 학교와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교육청과 협업으로 올해만 160개 학교에 텃밭사업을 지원했고, 우수한 텃밭활동과 프로그램 공유를 통해 농촌진흥청 주관 ‘생활원예 중앙경진대회’ 학교 텃밭 부문에 출전한 학교가 5년 연속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정보 플랫폼
부산의 대표적인 도시농업 브랜드는 ‘부산도시농업박람회’로 귀결된다. 2005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부산도시농업박람회는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알려 ‘도시농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시민문화로 정착시킨 마중물이다.
지난 4월 ‘치유와 반려, 도시농업과 함께’라는 주제로 부산시민공원에서 개최된 올해 부산도시농업박람회는 지구 온난화 시대 자연이 주는 치유와 반려의 의미를 되새기고, 도시농업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작은 실천임을 강조했다.
도시농업박람회 개최 2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글로벌’이란 키워드로 K1-도시농업 부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지속가능한 그린스마트 도시발전을 위해 농업 선진국과 정보를 교류하는 국제적인 박람회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김정국 부산농업기술센터 소장 “마을텃밭 함께 만들며 공감대 형성 지원할 것”
또 노후 주거지가 많은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마을텃밭정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버려진 공터나 골목에 텃밭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 소장은 “주민들이 직접 공동텃밭과 정원을 만들고 농작물과 화초를 가꾸면서 마을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공터를 예쁜 텃밭정원으로 변신시키는 ‘게릴라 가드닝’과 공동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는 ‘팜 파티’를 운영하며, 생활원예와 정원 기술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 소장은 “치유농업거점센터 육성 및 도시형 치유공원 조성, 치유반려 프로그램 개발 등 도시농업에 치유농업과 반려농업을 접목해 시민이 행복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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