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비번 알아내 세입자 원룸 드나든 男…건물주 아들이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여성 세입자가 사는 원룸에 수십차례 침입하고, 카메라까지 설치한 건물주 아들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임영실 판사)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보호관찰 1년과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12월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 사는 여성 B씨(20대)의 집에 64차례에 걸쳐 무단 침입하거나 침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원룸 건물주 아들이었던 A씨는 CC(폐쇄회로)TV로 B씨의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38차례에 걸쳐 몰래 들어갔다. 그는 B씨가 집을 나가는 걸 확인하고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의 집 안에 영상 촬영 장치를 몰래 설치해 불법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적 목적으로 범행했다. 범행 경위와 수법, 기간, 횟수 등을 보면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는 사생활의 평온을 누려야 할 주거지에 누군가 몰래 들어올 수 있고, 촬영물이 유포될 수 있다는 공포심과 두려움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과 초범인 점, 장애가 있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